개발 상용화되면 ‘가장 깊은’ 해저광산
“희토류 함량 매우 높고, 방사능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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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수도 도쿄에서 동남쪽으로 약 1600㎞ 떨어진 섬인 오가사와라 제도 미나미토리시마.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희토류 ‘탈(脫)중국화’를 추진하는 미국과 일본이 1600만톤 이상의 희토류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 최동단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주변 수심 6000m 해저 개발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은 13일 미국과 일본 추진하는 미나미토리시마 해저 희토류 개발 사업에 해저 공학 전문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 딥리치테크놀로지 등 북미 기업 몇 곳이 관심을 보인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개발이 상용화되면 세계에서 가장 깊은 해저 광산이 될 전망이다.
딥리치테크놀로지 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인 짐 워드하우스는 “일본 정부 관계자들과 초기 회의를 진행했다”며 “미나미토리시마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에 매장된 희토류와 관련한 연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 내용을 확인했다. 그는 해당 지역이 “희토류 함량이 매우 높고 중요한 중희토류 원소를 포함하고 있는 데다 방사능 수준도 낮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지금까지 작업은 심해 탐사 역량을 갖춘 일본이 전적으로 담당했지만 향후에는 석유·가스 시추 경험을 보유한 미국 기업들의 역량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일본 도쿄에서 동남쪽으로 1600㎞ 이상 떨어진 작은 섬 미나미토리시마는 주변 심해에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카무라 겐타로 도쿄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8년 미나미토리시마 남쪽 해저에 1600만톤 이상의 희토류 광물이 진흙에 섞여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LED 화면과 반도체 장비 등에 사용되는 이트륨의 경우 매장량만으로 전 세계 수요를 약 780년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해진다.
매장된 희토류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트륨 외에도 가돌리늄과 디스프로슘 등 중(重)희토류가 상당량 검출됐다. 가돌리늄은 의료용부터 원자력 산업까지 다양한 특수 분야에 사용되며, 디스프로슘은 특히 전기 자동차 모터, 고효율 자석, 방산 장비 등에 쓰인다.
중국은 해당 희토류들의 생산과 공급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과의 갈등으로 인해 올해 디스프로슘과 터븀의 대일(對日)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일본은 미국과 손잡고 희토류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일 양국은 지난 3월 정상회의 이후 심해 광물 채굴 분야 연구 결과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28년 이후 본격적인 상업 이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2040년까지 미나미토리시마를 포함한 심해 자원 개발에 민관 합계 약 57억달러(약 8조원)를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탐사선 ‘지큐’는 지난 2월 미나미토리시마 앞바다의 해저 약 6000m에서 희토류 시굴에 성공한 바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현재 소량을 시범적으로 채굴한 상태로, 이후 자동차 소재 등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실증으로 넘어갈 것이라 전했다.
윌리엄 초우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나미토리시마 해저 프로젝트는 일본과 미국이 희토류 채굴에서 자석 생산까지 완결된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중국이 희토류를 통해 행사하는 영향력을 약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미나미토리시마 개발에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을 억제하고 ‘우리가 전적으로 당신들에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도 선택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미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해저 실제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희토류가 매장된 곳은 수심 약 6㎞ 해저다. 이는 현재까지 해상 석유 시추가 이뤄진 수심의 약 2배에 달한다. 현장의 수압도 해수면보다 약 600배 높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적으로 수십 년간 심해 탐사가 이뤄졌지만 상업적 규모의 해저 채굴이 본격화한 사례도 아직 없다”며 “심해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국제적인 채굴 규범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나카무라 교수 연구팀은 “심해 석유 개발에 사용되는 흡입 펌프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하루 약 3500t의 희토류 함유 진흙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중대한 기술적 장애물은 없다. 결국 정치적 의지와 중국의 도전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