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에너지 물가, 여전히 14.7% 상승
콜린스 총재 “저·중소득층 생계 어려워”
고용시장 지표도 둔화…9월 FOMC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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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소비자가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로 소폭 둔화했지만 안심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제기되면서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용이 둔화 추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필요성은 낮아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밀어 올릴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0.1%,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상승했다. 지난해 대비 상승률은 지난 6월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5% 올랐다.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목표치인 2%와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가 있다.
물가 상승세를 누그러뜨린 것은 에너지 가격이었다. 7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1.5% 하락해 6월(-5.7%)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여전히 14.7% 높은 수준이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에너지 가격이 한 달 만에 10.9% 급등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의 에너지 가격 안정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그동안 공급 충격을 흡수했던 세계 석유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7월 전 세계에서 관측할 수 있는 석유 재고는 79억배럴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원유 비축량도 최근 3억배럴을 밑돌아 1983년 이후 4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막힌 이후에도 원유 부족 충격이 즉각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가 컸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의 우회 송유관 활용, 각국의 비축유와 상업 재고가 공급 충격을 흡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이 같은 완충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 상황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지난달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70달러 부근까지 떨어진 뒤 최근 다시 90달러에 근접했다.
석유 재고가 줄어든 상황에서 호르무즈발 공급 차질이 다시 확대될 경우 유가 상승은 휘발유와 운송비를 거쳐 상품·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 최근 물가 둔화를 이끌었던 에너지 가격이 다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돌아설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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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고,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정하게 된다. [신화] |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가 미국 가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북동부 지역의 기업과 가계가 5년 넘게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으로 압박받고 있다면서 “저소득층과 중간 소득층 가구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에너지 외에도 물가를 자극할 요인은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수입품과 원자재 비용을 끌어 올리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수요와 비용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고용시장은 섬세한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3주 연속 20만건을 밑돌며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지만, 해고가 적은 대신 채용도 줄어드는 ‘저고용·저해고’ 패턴을 보인다. 7월 순고용은 예상과 다르게 감소로 전환하기도 했다.
연준으로서는 물가와 고용 사이에서 정책 선택이 한층 복잡해졌다. 고용 둔화를 고려해 9월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호르무즈발 유가 상승으로 물가가 재차 오를 경우 이후 FOMC에서 추가 인상론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 한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가 집계한 금리 인상 확률은 지난 11일(현지시간) 48.4%였으나 CPI 발표 이후 40.4%로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