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엔 없다” 역사학자 심용환, 하영 증조부 논란 재차 입장

배우 하영. [헤럴드뮤즈]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역사학자 심용환 심용환역사N교육연구소 소장이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논란과 관련해 두 번째 입장문을 냈다. 대정친목회가 친일 단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명단 등재 사실만으로 개인을 친일파로 규정하는 데는 선을 그었다.

13일 심 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대정친목회의 경우 친일 단체가 맞고 역사 연구자에게는 매우 익숙한 단체다”라고 적었다.

관련 연구로 2007년과 2010년 장신 역사문제연구소 상임연구위원(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이 발표한 ‘대정친목회와 내선융화운동’, ‘1920년대 대정친목회의 조선일보 창간과 운영’ 두 편을 제시했다.

심 소장은 “첫 번째 논문에서는 안상호가 6번 명기돼 있다”며 “논문에 따르면 안상호는 1916년 11월 평의원 21명 중 한 명으로 등록돼 있고 이후 명단에서는 사라진다”고 밝혔다.

이어 “논문 저자의 설명 또한 간략하다. 의료인은 안상호 외 4인이었고 안상호에 대한 설명은 고종의 전의 출신으로 안상호 진찰소를 운영한다고만 설명돼 있다”고 적었다.

심 소장은 2007년 이정은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책임연구원의 논문 ‘최초의 근대 개업의(開業醫) 안상호의 생애와 활동’에 대해 “그가 황실 촉탁의로 전염병이 만연했을 때 했던 의료봉사활동 그리고 자혜병원 설립자 등 초기 근대 의료기관 형성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관한 서술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 논문에서는 ‘일본 부인과의 국제 결혼’ 그리고 여러분이 익숙히 알고 있는 ‘매일신보’의 보도로 인해 한국인에게 미움을 받게 됐고 뒤늦게 고종 독살설에 연루시켰다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 소장은 “이 정도 자료를 두고 그는 ‘친일파가 맞아’라고 단정할 수 있다”며 “저 또한 여러 각도로 추정해 본 결과 그는 식민지 지배에 순응했고, 근대 의료 보급에 있어서는 적극적이었지만 나머지 영역에서는 적당히 일제와 결탁하면서 영화를 누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안상호에 대한 부정적 평가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다만 심 소장은 “문제는 ‘대정친목회’ 연구에 있어서 그의 친일 활동이 초기 ‘친목 단체 활동’ 당시의 가입 사실과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인생 말년의 단편적인 기록밖에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심 소장은 “그런데 이를 두고 단정한다면 그것은 시류에 영합하여 대중적인 호감을 사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학문적으로는 결코 옳지 못한 행동이다”라며 “소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을 법학이 아닌 역사학에 단순히 적용할 수는 없지만 일상에서도 누군가를 쉽게 규정하지 않는데 어떻게 과거사에 대해 그렇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고 썼다.

심 소장은 “현재는 친일인명사전에 그의 이름이 빠져 있고 연구 결과가 위와 같은 수준이다”라며 “당연히 이는 학자들의 추가적인 연구와 관련 전문가들의 합의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국민적인 소통으로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적었다.

이어 “오해와 모욕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저의 부덕이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더욱 반성하며 노력하도록 하겠다”며 “다만,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숙고하고 그래서 더욱 확실하게 역사적 진보를 이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온라인에서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인터뷰 내용이 재조명되며 친일 의혹으로 번졌다.

한편 하영은 1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파 행적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