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생크림 안 올려주나요?” 폭염이 달달함도 뺏었다 [푸드360]

더위 지친 젖소, 이달 원유 생산량 감소세
대형마트 공급량 줄고 온라인선 가격 급등
“주말 장사 가능할지”…영세 자영업자 시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생크림 제품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올여름 극한 폭염의 여파가 유업계로 번졌다. 더위에 지친 젖소들의 원유 생산량이 줄면서 ‘생크림 품귀’ 현상이 또다시 발생했다.

13일 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원유 생산량은 감소하는 추세다. 대형마트와 슈퍼에 납품되는 생크림 물량도 줄었다. 대형마트 A업체에서도 이달 들어 판매 중인 생크림 물량이 평시의 30~40% 수준으로 감소했다. B업체의 공급량도 평시 대비 85%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공급 물량이 줄면서 평소보다 일찍 품절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생크림은 우유로 탈지분유나 저지방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생크림 부족 현상은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폭염이다. 소들이 더위에 지쳐 원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지방 함량이 낮은 여름철 생산 원유의 특성, 라떼 등 우유를 넣은 음료 소비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생크림 생산량이 줄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생크림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탈지분유 재고량이 많아 하절기 생산을 줄이면서 부산물인 생크림 공급량도 함께 감소했다“고 말했다.

생크림을 구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계약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B2B(기업 간 거래)와 달리 개인 카페·베이커리는 독자적으로 생크림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생크림 제품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쿠팡에서 판매 중인 ‘서울우유 동물성 생크림 500㎖’는 통상 판매가의 2배 수준인 1만6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서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김모(33) 씨는 “작년 여름에도 생크림이 부족해 어려웠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물량을 늘려 발주해도 소진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송도의 한 디저트 카페는 생크림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주말에만 예약 제품을 생산한다고 공지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일주일 넘게 생크림을 받지 못했다”, “마트에 발품 팔고 아침 7시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있다”, “주말 장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등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생크림 품귀 현상은 더위가 꺾인 이후 시차를 두고 정상화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여름 이후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생크림 수급 불안이 해소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