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11억 급락할 때, 외곽은 4억 올랐다…규제가 만든 집값의 온도차 [부동산360]

강남에서는 절세·차익실현 목적 급매 ‘속속’
성북구 동아에코빌 1년새 5억원대→9억원대로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주요 한강벨트에서는 절세 및 시세 차익 실현을 목표로 수억원 호가를 낮춘 매물이 나오는 반면 실수요자들이 몰리는 외곽지역에서는 호가가 전례없이 오르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후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초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급매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이날 기준 신현대(현대 9,11,12차)의 한 중층 107㎡(이하 전용면적)은 호가 59억원에 나와있다. 동일 평형 저층이 지난 6월, 58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시세 대비 저렴한 호가로 지난해 7월 69억7000만원을 기록했던 최고가(8층) 대비 11억원 가까이 값이 내렸다.

서울 핵심 지역에서 ‘팔겠다’고 내놓은 매물 수도 증가세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강남구의 매물 수는 1만213건으로 6개월 전(8584건) 대비 18.9% 늘었다. 같은 시기 송파구(4462건→5295건)와 서초구(7201건→8263건)에서도 각각 18.6%, 14.7% 매물이 증가했다. 이는 15억원 이하의 아파트가 밀집한 중랑구에서 37%의 매물(1947건→1227건)이 감소한 것과는 대비된다.

반면 15억원~20억원 아파트 밀집 지역은 여전히 시장이 뜨겁다. 직방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5억~20억원에 거래된 아파트는 신고가 비중이 48.7%로 모든 가격대 가운데 중 가장 높았다.

서울 아파트 사진. [연합]


특히 하반기 세제개편안에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시세 20억원)까지 확대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 가속화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행당서울숲푸르지오는 84㎡는 최근 20억원(11층) 신고가에 계약됐는데, 이는 반년 만에 3억원이 오른 값이다. 중구의 신당푸르지오 84㎡ 또한 지난달 24일 16억80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의 동일 평형 매물의 호가는 현재 16억5000만원에서 18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대출 한도가 높은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단지들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올해 집값 상승률이 1위를 기록 중인 성북구 등 외곽지역을 중심으로는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20평대 매물을 중심으로 호가가 높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1년 전 5억원대에 거래됐던 성북구 상월곡동 동아에코빌의 경우 지난달 30일, 59㎡가 8억7500만원에 최고가를 찍은 후 현재 최고 호가가 9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성북구는 8월1주 기준 누적 매매가격지수 변동률(한국부동산원)이 10.85%에 달해 강남구(2.04%) 상승률의 5배를 웃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디커플링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 고가지역 보유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었다고 보기는 이르고 금리인상 가능성, 주식 변동성 등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요인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15억원 이하 지역은 꾸준한 실수요자의 매수가 예상되지만 단기간에 가격 상승 폭이 컸던 곳은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상승해 접근이 양호한 지역으로 수요가 하향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