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 대비하는 미국…대사관 ‘최소 인력 운영’ 검토”

미 대사관에 성조기가 걸려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국무부가 중동 지역의 자국 대사관들에 소수 인력만으로 공관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현지 외교공관의 축소 운영을 장기간 이어갈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방송은 1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국무부가 중동 지역 대사관들에 이 같은 계획 수립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번 조치가 중동 전쟁이 해결되지 않은 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 따른 것이라며, 국무부가 역내 외교공관의 인력 배치를 단기간 내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기존 근무지에서 임시로 철수한 외교 인력이 당초 예정된 보직 임기를 조기에 종료할 수 있는 선택지도 확대됐다.

다만 이 같은 계획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며, 전쟁 발발 이후 인력이 축소된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대사관이 대상에 포함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국무부는 2월 28일 이란을 공격하기 전까지 레바논과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 철수 명령을 내리거내 철수 승인을 했을 뿐 중동 내 외교공관 인력을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쟁 뒤 이란이 인근 중동 국가들에 반격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카타르, 요르단, 이라크 주재 공관에 철수 명령을 내렸다. 쿠웨이트 주재 미 대사관은 3월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가 6월 말에야 미국인을 위한 긴급 영사 업무를 재개했다.

CNN은 갑작스러운 공관 인력 감축으로 임기가 수년씩 남은 외교관과 그 가족이 미국으로 돌아와 임시로 거처와 자녀의 학교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무엇보다 언제까지 미국에 있어야 할지 몰라 장기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외교관 출신으로 국무부 차관을 지낸 존 배스는 “현지 외교관이 적어질수록 그 국가와 정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파악하고 미국 관련 핵심 사안을 주시할 인력이 줄어든다”며 “제한적 운영이 수개월, 길게는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국무부는 CNN에 “정부는 중동 파트너들과 지속적 관여를 이어가고 있고 중동 내 동맹국과 관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