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씻고 담배 피우고”…청계천서 흡연·음주하다 걸리면 과태료 ‘10만원’, 서울시 칼 빼들었다

[뉴시스]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청계천에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전망이다. 최근 일부 관광객의 음주·흡연·목욕 등 무질서 행위가 잇따르자 서울시가 계도 중심 관리에서 실제 단속 체계로 전환에 나선 것이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시는 청계광장에서 중랑천 합류부까지 이어지는 청계천 전체 8.12㎞ 구간을 금연구역 및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연내 과태료 부과를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특별시 청계천 이용·관리에 관한 조례’ 제11조는 음주와 흡연, 낚시, 수영, 목욕, 취사, 노숙, 방뇨, 동물출입 행위 등에 대해 서울시장이 행정지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위반 행위가 적발돼도 과태료를 매기거나 별도의 제재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었다. 현장 대응 역시 서울시설공단 직원들의 순찰과 계도에 의존해 실질적인 제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서울시는 청계천을 국민건강증진법상 금연·금주구역으로 공식 지정하고, 관할 자치구 단속원이 위반 행위를 직접 단속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단속 대상은 청계광장부터 중랑천 합류부까지 청계천 전 구간 중 시민들이 하천으로 내려가 이용하는 산책로 일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계천과 맞닿은 상부 도로나 보도는 단속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과태료 금액은 국민건강증진법 제34조에 따라 10만원 이하 범위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는 이날 청계천을 관할하는 종로구·중구·동대문구·성동구 등 4개 자치구와 실무 회의를 열고 금연·금주구역 지정에 따른 준비 상황을 논의한다. 회의에서는 자치구별 현장 단속원 배치와 순찰 방식, 단속 범위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안전요원이 계도하는 방식이지만 금연·금주구역으로 지정되면 자치구에서 직접 단속할 수 있게 된다”며 “구체적인 범위와 단속 방식, 지역 지정 시기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청계천 관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일부 외국인 관광객의 무질서 행위가 있다. 시는 내국인 이용객의 질서 수준은 전반적으로 개선됐고 청계천 이용 관련 민원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일부 외국인 관광객이 청계천에 들어가 몸을 씻거나 흡연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관리 필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과태료 부과 근거가 마련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에게 실제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서울시는 단속 강화 자체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금지 행위를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안내도 확대된다. 단체 관광객이 청계천을 찾는 경우에 대비해 여행사와 관광업계에 청계천 이용 수칙을 전달하고, 다국어 안내와 홍보도 병행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향후 청계천 내 입수나 목욕 등 다른 금지 행위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청계천은 도심 속 대표 휴식 공간이자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장소인 만큼 이용 질서 확립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연·금주구역 지정이 실제 단속으로 이어질 경우 청계천 이용 문화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