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논란’ 하영 증조부가 ‘독립운동가’?…안양시 블로그 글, 뒤늦게 비공개

배우 하영이 5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제작발표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에 대해 ‘친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안상호를 ‘독립운동가’로 소개한 경기도 안양시 공식 블로그 글이 비공개 처리됐다.

12일 안양시에 따르면, 시 측은 최근 안상호를 독립운동가로 소개한 글을 비공개 처리했다.

해당 글은 2020년 게재된 것으로 ‘처음 알게 된 안상호 선생님. 안양의 독립운동가가 이리도 많다니. 독립운동이라 하는 것은 앞장서서 일본 지도자를 대항하여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들도 있지만 꼭 그것만이 아닌 자신의 영역에서도 독립운동을 펼칠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해준 인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안양시 측은 최근 안상호의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글을 비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상호의 친일 논란은 그의 증손녀인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자신의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하영은 지난 7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증조부가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그의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제강점기 행적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1916년 대표적인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에서 평의원을 지냈으며, 매일신보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일본인과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옷과 음식을 일본식으로 하고 있으며, 집에서 일본말만 써 자녀들이 조선어를 모르고, 조선인들과는 상종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독부는 그를 성공한 조선인 지식인의 일상적 ‘내선일체’ 표본으로 삼아 식민 통치 정당화에 적극 활용했다. 내선일체는 ‘내지(內地, 일본 본토)’와 ‘조선(鮮)’이 한 몸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이 조선을 일본과 완전히 하나로 동화시키기 위해 내세운 식민 통치 구호다.

하영은 12일 SNS에 자필 편지를 올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라며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 또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