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흑해 유조선 드론 공격 중단…美부통령, 젤렌스키에 요청

美, 국제 원유시장 불안과 미국 기업 피해 우려

지난 5일(현지시간) JD 밴스 미 부통령이 워싱턴DC 아이젠하워 행정동(EEOB) 내 ‘인디언 조약실(Indian Treaty Room)’에서 열린 사기 방지 대책 관련 의회 원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요청으로 흑해의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을 중단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흑해 선박 공격이 국제 원유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미국 기업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미국의 에너지기업 셰브런과 엑손모빌은 카자흐스탄 서부 유전과 카스피해송유관컨소시엄(CPC)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 생산된 원유는 CPC 송유관을 통해 러시아 흑해 항구 노보로시스크로 옮겨진다. 이후 CPC 터미널에서 유조선에 선적된 후 유럽으로 수출된다.

이 같은 미국의 요청 이후 우크라이나는 CPC 터미널 인근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미국의 의견에 매우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인다”며 미국의 요청에 대응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CPC 터미널과 러시아 선박을 겨냥한 공격 작전을 펼쳤다. 지난달 17일에는 엑손모빌이 용선한 유조선이 CPC 터미널에서 원유 선적을 기다리던 중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은 노보로시스크로의 원유 이송을 여러 차례 중단해야 했고 해상운송료와 보험료는 2배 이상 급등했다.

해운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CPC의 7월 원유 선적량은 하루 130만배럴에 그쳤다. 이는 전월보다 30만배럴 이상, 5월보다 60만배럴 적은 규모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을 위한 미국의 허가를 얻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과의 통화에서 “패트리엇 미사일과 방공망이 우크라이나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겨울이 오기 전 패트리엇 미사일 수백기를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흑해 유조선 공격 중단과는 별개로 러시아의 다른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은 강화하고 있다. 이달 들어 러시아 내륙 깊숙한 곳에 있는 정유공장 3곳을 공격했고, 이로 인해 러시아의 정유 능력 상당 부분 타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