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 도입했더니 신규채용까지…정부, ‘워라밸+4.5’ 지원 확대

부산도시철도, 주6일→주5일 전환·43명 신규채용
에코월드팜, 금요일 오후 유급휴무…AI 활용해 업무시간 단축
정부 “293개 기업 참여…예산 더 확보해 중소기업 좋은 일자리 확대”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 제8차 회의 [고용노동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주 4.5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에 나선 기업들이 신규 채용과 업무 효율화, 직원 만족도 향상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워라밸+4.5 프로젝트’ 참여 기업이 당초 목표를 이미 넘어선 만큼 관련 예산을 확대해 실노동시간 단축을 중소기업 등으로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12일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이행점검단’ 제8차 회의를 열고 주 4.5일제 도입 등 실노동시간 단축 우수사례와 현장 안착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행점검단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의 현장 안착과 신속한 이행을 점검하기 위해 노·사·정과 전문가로 구성된 기구다. 이날 회의에는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 에코월드팜, 신천연합병원, IBK기업은행 등 노동시간 단축에 나선 기업 노사가 참석했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이 신규 채용으로 이어진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는 중·고령 청소 노동자의 장시간·야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교대제를 개편했다. 오전·오후반의 소정근로일과 근로시간을 기존 주 6일 45시간에서 주 5일 40시간으로 줄이고 야간 기동반도 없앴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3~4개 지하철 역사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 체계를 바꾸고 자동 청소기계를 도입하는 한편 43명을 새로 채용했다.

그 결과 직원 조사에서 주 5일제 시행에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고, ‘건강한 몸 상태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응답도 72%를 기록했다. 고객 서비스 만족도 역시 전년보다 1.77점 상승했다. 교대제 개편 이후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광주 소재 중소기업인 에코월드팜은 인력 확보를 위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 4.5일제를 도입했다. 매주 금요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만 근무하고 오후 4시간은 유급휴무를 주는 방식이다.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업무 공백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메웠다. 회사가 AI 구독료 전액을 지원하고 계약·4대 보험·자금 출납부터 원가 계산, 손익보고서 작성, 영업문서 작성, 고객 응대 등에 AI를 활용했다.

이에 따라 사무직 18명의 실제 업무시간 총량은 주 648시간에서 600시간으로 48시간 줄었다. 주 4.5일제 시행 이후 신규 인력 3명을 채용하는 데도 성공했다.

신천연합병원은 숙련 의료인력의 잦은 이직을 줄이기 위해 노동조합의 제안으로 노동시간 단축에 나섰다. 8월부터 건강검진센터와 외래간호부 등 주간 근무부서 63명을 대상으로 주 2시간 자율 단축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직원별로 조기 퇴근이나 늦은 출근을 선택하고 순환 방식으로 근무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병원은 향후 응급실과 병동 등 장시간·야간노동을 하는 교대 근무자까지 노동시간 단축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정부 지원 없이 노사 합의로 노동시간을 줄인 사례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근무시간을 각각 1시간씩 줄이고 단축된 시간을 비대면 직무연수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유지를 위해 디지털·화상 상담 시스템과 탄력적 점포 운영도 확대했다.

정부는 이런 사례를 토대로 노동시간 단축을 중소기업 등으로 확산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말 기준 ‘워라밸+4.5 프로젝트’를 통해 주 4.5일제 등 실노동시간을 줄인 기업은 293곳이다. 당초 정부가 세운 올해 목표 220곳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달 22일 기준으로 목표 달성률은 133.2%에 달했다.

이행점검단은 노동시간 단축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경영전략으로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인력 운영 효율화와 기술혁신을 병행해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지역·업종별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확산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배규식 이행점검단 공동단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불필요한 일을 줄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며 생산성을 높이는 변화가 병행돼야 지속될 수 있다”며 “다양한 우수사례를 토대로 노동시간 단축이 더 많은 기업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현옥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현장의 수요가 확인된 만큼 ‘워라밸+4.5 프로젝트’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하겠다”며 “더 많은 기업에 노동시간 단축을 지원해 중소기업에 좋은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