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반영 못한 학교부지 발목
‘기반시설’ 공급 속도 좌우할 변수
송도·고양 사업 지연 사례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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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의 약 16만5000㎡는 학교 용지 확보와 비용부담 합의 문제로 개발 사업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 당초 개발계획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던 오피스텔 입주 세대의 학교 마련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조만간 발표할 주택 공급대책에서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상업·업무용지 등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용도변경에 따른 기반시설 문제가 공급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기사 3면
지난해 9·7 공급대책에 포함됐던 송파 위례 업무용지 등 기존 공급계획에 포함된 부지 역시 용도변경이 불가피한 만큼 학교용지 등 관련 규제와 지방자치단체·교육당국 간 협의가 사업 추진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앞서 9·7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공택지 내 장기 미사용 상업·업무용지 등을 주택용지로 전환해 1만5000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남양주 왕숙과 파주 운정3, 수원 당수 등에서 약 4100가구 규모의 용도 조정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비주택용지에 대규모 주거시설이 들어서면 당초 개발계획에 반영되지 않았던 주거인구와 학령인구가 새롭게 유입된다는 점이다. 토지 용도를 주거로 바꾸더라도 학교 신설·증축과 학생 배치, 교통·공원 등 기반시설에 대한 추가 협의가 뒤따를 수 있어 용도변경이 곧바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실제로 오피스텔은 2021년부터 ‘학령인구 유발시설’로 분류되며, 건립 시 교육 당국의 인허가를 받게 됐다.
송도 IBD의 사업 진행이 더딘 것도 인천시교육청이 후속 개발 과정에서 추가 학교용지 확보를 요구했고, 이에 따른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1공구 업무용지 I9·I10과 3공구 근린공원 일부를 학교용지로 변경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약 555억원으로 추산된 추가 학교용지 확보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두고 여전히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고양 식사1지구에서도 개발계획 변경 과정에서 학교용지 문제가 불거졌다. 세대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학교용지와 공공기여 계획이 추가됐지만 이후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이미 확보한 학교용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절차도 지연되면서 해당 부지는 장기간 사용되지 못했다.
게다가 학교용지 매각 대금 등을 사업비로 활용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식사1지구 조합은 약 45억원의 공사비 등을 마련하지 못했고, 2020년 착공한 복합생활체육시설은 공정률 98% 수준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조합까지 파산하면서 시설은 현재까지 정상화되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 비주택용지의 주거 전환이 확대될 경우 이 같은 문제가 다른 사업지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비주택용지의 주택용지 전환을 통한 공급 속도를 내려면, 일률적 적용보다 제도의 탄력적 운영이 필수라고 꼬집는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공급 활성화와 부동산금융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2024년)에서 “학교시설 관련 제도가 교육시설 확충에 기여했지만 최근 학령인구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주택 공급의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개발사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학교용지 확보 기준을 조정하고 일정 규모 이하 사업은 지역별 학교 수용 여력과 수요를 고려해 학교용지 확보 여부를 결정하는 등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나대지나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토지를 용도전환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최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방안”이라며 “기존 업무용지내에서도 활용 용도에서 오피스텔이 제외된 곳이 많은데 이를 포함하는 방식처럼 기존 토지 이용 규제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성현·서정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