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환율, 160엔 눈앞…추가 개입 가능성 고조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개입해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1달러당 159.30엔까지 가치가 떨어지면서 당국의 추가 개입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과 일본의 이례적인 외환 시장 공동 개입에도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하자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다시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점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이 엔화가 달러당 160엔을 향해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상 달러당 엔화가 160엔을 기록하는 것은 ‘슈퍼 엔저’로 평가된다.

뉴욕시장에서 엔화는 11일(현지시간) 장중 최대 0.1% 하락해 달러당 159.39엔을 기록, 전날과 큰 차이가 없는 159.24엔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미국과 일본에 외환시장에 개입했음에도 엔화 방어가 좀처럼 효과를 보지 못하는 배경에는 양국 간의 큰 금리 격차와 일본의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엔화 가치를 계속 끌어내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는 3.50∼3.75%. 일본은행은 기준금리를 1%로 유지하고 있다. 금리차만 고려해도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달러 자산 등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알렉스 코언 외환 전략가는 “지난번 시장 개입의 효과는 이미 사라졌다”며 “추가적인 정책 조치가 없다면 현재와 같은 환경에서 엔화는 계속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미즈호은행의 나카지마 마사유키 수석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달러·엔 환율이 심리적으로 중요한 160엔선을 확실하게 돌파한다면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과 미국 당국자들은 필요할 경우 다시 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추가 개입도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모리스 옵스펠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일본에 관세 인하를 대가로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를 요구하는 와중에 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려 하는 것은 정책 목표가 서로 충돌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달러 정책에서도 모순이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강달러’를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엔화 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선 달러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해 엔화 약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커스 제닝스 웰스파고 전략가는 “BOJ가 다음달 금리를 인상한다면 단기적으로는 160엔 돌파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