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예멘 무라드 인근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화물선 ‘티하마’호가 화염에 휩싸였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홍해 봉쇄, 공습 등을 벌이고 있는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선박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중동의 석유를 나르는 길목이었는데, 이마저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예멘 정부 교통부는 11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이집트 회사 소유의 소형 화물선 티하마호를 향해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교통부는 “식량을 운송 중이던 선박이 후티의 공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파키스탄인 3명과 인도네시아인 1명 등 선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구조대원 1명도 다쳤다”고 전했다.
예멘 정부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이후 사망자 수는 6명으로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망자는 파키스탄 국적 선원 3명과 인도네시아 국적 선원 1명, 예멘 정부 측 국민저항군 병사 2명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에서 선박에 3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뒤, 화재가 발생한 선박에 구조 대원들이 접근하자 2차 공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자신들이 점유해 온 사나 국제공항을 공습한 배후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하며, 이후 사우디의 유조선을 공격하는 등 무력 대응을 이어왔다. 이번 공습이 후티 반군의 소행으로 확인된다면,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후티의 상선 공격으로 인한 첫 인명 피해가 된다. 아직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고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사우디의 선박도 아니어서,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조치가 적대국인 사우디가 아닌 다른 국적 선박으로까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후티 반군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바 통신을 통해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선박을 공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티는 당시 선박이 군수물자를 수송 중이었다며, 관련 사진도 공개했다. 사우디는 이에 대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통로로 자리잡았다. 중동 최대의 산유국인 사우디는 기존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출하던 원유의 상당량을 송유관을 통해 얀부항으로 보낸 뒤 홍해를 통해 수출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선박 정보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하루 평균 50척의 상선이 통과했으나, 후티가 사우디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한 이후 하루 평균 32척으로 통과 상선의 수가 급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