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친일파 후손’ 논란에 광고계 손절?…강동원·이지아·전범선 재조명

배우 하영. [KBS 2TV 토크 예능물 ‘옥탑방의 문제아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의사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면서, 광고계에서 하영을 손절하기 시작했다. 또 과거 비슷한 논란을 겪었던 강동원, 이지아, 전범선 등의 대응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최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내력을 소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같은 발언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1872~1927)라는 추측이 이어졌고, 그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되면서 친일 의혹으로 번졌다.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1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며 하루 만에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을 ‘사실무근’이라고 밝힌 입장을 번복했다.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로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이후 귀국해 순종 전의(典醫)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내며 국내 1호 양의원을 개원했다.

특히 그가 당시 매일신보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는 1918년 12월10일자에 ‘완전히 내지화(內地化)된 의사 안상호씨의 가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안상호는 인터뷰에서 “나는 일본인과 같아 옷도 일본 의복을 입고 아내도 일본 여자”라며 “집안의 규율이나 음식, 생활을 다 일본식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집안에서 조선어를 쓰지 않아 자녀들이 조선어를 모르고, 조선인과의 교류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총독부는 이를 성공한 조선인 지식인의 일상적 ‘내선일체’ 표본으로 삼아 식민 통치 정당화에 적극 활용했다.

내선일체는 ‘내지(內地, 일본 본토)’와 ‘조선(鮮)’이 한 몸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일본 제국이 조선을 일본과 완전히 하나로 동화시키기 위해 내세운 식민 통치 구호다.

배우 강동원. [연합뉴스]


결국 논란이 확산되자 이날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하영이 ‘삼성 아트 TV’ 모델로 출연한 광고 영상이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다. ‘삼성 아트 TV’ 관련 다른 영상들은 현재도 공개된 상태지만, 하영이 출연한 영상 6편만 비공개로 바뀐 것.

또 의류브랜드 ㈜이스트엔드의 ‘아티드’ 광고 영상 역시 비공개로 전환됐다.

하영의 친일 후손 논란에 과거 비슷한 논란을 겪었던 연예인들의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먼저 배우 강동원은 과거 인터뷰에서 외증조부에 대해 “금광사업을 하셨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외증조부 이종만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강동원은 “외증조부의 잘못된 행적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며 미숙한 대응을 사과했다.

그는 또 민주화 운동을 다룬 영화 ‘1987’에 고(故) 이한열 열사 역으로 출연해 ‘빚을 갚는 심정’으로 연기에 임했고, 촬영 전후로 유가족을 직접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다. 또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에 익명으로 2억원을 후원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다음으로 배우 이지아는 과거 집안의 육영사업 이력이 언론에 알려지며 명문가 출신으로 조명받았지만, 이후 조부가 조부가 일제강점기 당시 국방 관련 단체에 거액을 기부하는 등 친일 행적을 남긴 사실이 밝혀지자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지아는 “18살에 일찍 자립한 후 부모로부터 어떠한 금전적 지원도 받지 않았으며 복잡한 가족사로 절연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11년 기사를 통해 처음 접한 후 민족문제연구소를 여러 차례 방문해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공부했다”며 “조부의 역사적 과오를 깊이 인식하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와 힘께 뮤지션 전범선은 자신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이자 매국노의 대명사 이완용의 통역관이었던 소설가 이인직의 5대손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알린 바 있다.

미국 다트머스대와 영국 옥스퍼드대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유학 시절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활동에 앞장섰던 그는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집안 내력을 전해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범선은 “어느 날 어머니로부터 친일파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전해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일반적으로 친일파 후손은 덕을 본다고 하지만, 이인직이 일본인 여성과 재혼하며 우리 가족은 버림받은 집안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