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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AFP]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일본 도쿠시마현의 대표 전통 축제인 ‘아와오도리(阿波おどり)’ 개막을 앞두고 여성 무용수들이 불법 촬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일부 관람객이 춤이 아닌 신체 특정 부위를 확대해 촬영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축제 주최 측도 대응에 나섰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아와오도리를 검색하면 여성 무용수들의 엉덩이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부각해 촬영한 영상이 다수 확인됐다.
해당 영상들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미묘한 섹시함”, “라인이 중요하다” 등 무용수들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댓글도 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와오도리는 약 400년 역사를 지닌 도쿠시마의 전통 군무다. 일본을 대표하는 여름 축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아와’는 도쿠시마의 옛 지명, ‘오도리’는 춤을 뜻한다. 축제의 핵심은 무용수들이 대열을 이뤄 선보이는 춤이다.
남성 무용수들은 힘차고 익살스러운 동작을, 여성 무용수들은 절도 있고 우아한 춤사위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축제와 춤 자체보다 여성 무용수의 신체를 부각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소비되며 문제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무용수 A씨(32)는 최근 틱톡에서 자신이 연습 중인 모습이 담긴 영상을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영상은 춤 전체가 아니라 연습복 위로 드러난 속옷 라인을 집중적으로 촬영한 것이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100만회를 넘겼고, 댓글에는 춤에 대한 평가보다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는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슬프고 기분이 나쁘다”고 호소했다.
이후 A씨는 속옷이 비치지 않도록 어두운 색 옷을 입고, 무더운 날씨에도 옷을 겹쳐 입고 있다고 한다. A씨는 “해마다 신경 쓸 점만 늘어난다”고 말했다.
약 150명의 무용수가 소속된 단체 ‘아호렌’ 관계자도 피해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춤 영상보다 성적 관심도를 끌려는 영상이 증가했다”며 “신체 일부를 잘라서 올리거나 섬네일에 사용해 조회수를 올리는 등의 영상이 많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축제 주최 측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촬영 에티켓을 지켜달라고 안내했다. 악질적인 촬영 사례에 대해서는 경찰 신고도 검토하고 있다.
쇼노 코지 축제 실행위원장은 “아와오도리를 자유롭게 즐기길 바라지만, 안심하고 안전하게 춤출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했다.
올해 아와오도리는 이달 11일부터 5일간 진행된다.
전문가들은 축제 현장에서의 촬영 자유도 타인의 신체를 성적으로 소비하거나 동의 없이 특정 부위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전통문화를 즐기기 위한 관람과 기록의 목적을 넘어 무용수를 대상화하는 촬영이 반복될 경우, 축제 참여자들의 안전과 표현의 자유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