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국호 사용 문제…"'한국의 통일포기' 국제사회 오해도 주의해야"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연구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정치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연합)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북한연구학회가 주최하고 한국국제정치학회, 한국정치학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연합)

북한을 공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조선)으로 부르는 경우 한국이 통일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국제사회가 '오해'할 가능성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당부가 학계에서 제기됐다.

한의석 한국정치학회 부회장(성신여대 교수)은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공존과 북한 국호 사용' 세미나 1세션에서 북한을 공식 국호로 부를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다방면으로 제기될 수 있는 우려 사항을 함께 짚었다.

한 교수는 "국제사회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북한과의 통일을 포기한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남북문제를 단순한 '제3국 간의 영토·외교 분쟁'으로 축소 시킬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축소하거나, 북한의 적대적 대남 태도를 변화시키는 등의 실질적 변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 국호를 부름으로써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에 동조하고 결과적으로는 분단을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헌법 제3조의 영토 조항과 충돌할 수 있다는 점, 내부 갈등을 유발해 사회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도 공식 국호 사용에 따른 우려 사항으로 거론했다.

다만 한 교수는 남북이 서로를 인정하고 평화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신뢰 구축의 출발점이자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북한의 공식 국호를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와 국민 인식 속에서 '무대응'이나 '현상 유지'만을 고수하는 것은 대북 정책의 실효성을 상실하게 만들며,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한 교수는 또 "최근 여러 학술회의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전문가 차원의 공론화가 시작됐다"며 "더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론화"라며 국민 공론화 조사, 사회적 숙의 등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언론에서 북한 관련 뉴스를 다룰 때 단순히 '북한'만으로 표기하지 않고 공식 국호를 괄호 안에 병기하자는 제안이 제시됐다.

2세션의 발제자로 나선 장용훈 연합뉴스 기자는 "'북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은 쉽지 않다. '조선'으로 쓰는 방식도 쉽지 않다"며 "두 가지를 병렬로 놓고 언론보도·학술 분야에서 사용한다면 국민의 감정적인 벽을 우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 기자는 "당장 북한의 정식 국호를 사용하는 것이 법 감정과 국민의 여론에 배치되는 부분이 있다면, 병렬적 사용을 통해 실효성을 키워갈 필요가 있다"며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북한의 호응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2세션에서는 1995년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가 제정한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제작 준칙'과 관련한 문제를 토론했다. 준칙은 "상호 존중과 평화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 있는 그대로 사용함을 원칙"으로 삼았으나 현재 지켜지지 않고 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