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기업인데 상한가라고? 코스닥 급등하긴 했는데… [투자360]

주요 참석자들이 지난 7월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OSDAQ CONNECT 2026’ 코스닥시장 개설 30주년 기념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 오기형 코리아프리미엄 K-자본시장특별위원회 위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동훈 코스닥협회장,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 [한국거래소 제공]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코스닥이 하루 만에 7% 가까이 폭등하며 850선을 회복한 가운데 상한가 종목에는 적자기업과 관리종목 지정 문턱에 놓인 기업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1개 종목 가운데 8곳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주가나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관리종목지정우려종목 공시가 나온 기업들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코스닥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가운데 실적보다는 개별 재료와 테마에 단기 자금이 몰리면서 펀더멘털이 취약한 종목까지 급등세에 올라탄 모습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66포인트(6.97%) 오른 854.4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날 오전 9시50분께 코스닥150선물가격과 코스닥150지수의 급등으로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이 5분간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개별 종목의 상승세도 거셌다. 윙입푸드·에이비온·해성옵틱스·비츠로넥스텍·크리스탈신소재·비케이홀딩스·LK삼양·파라택시스이더리움·퀀타매트릭스·프롬바이오·E8 등 코스닥 상장사 11곳이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이날 코스닥은 장 초반 약세로 출발한 뒤 상승 전환했다. 오전 10시7분 기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98포인트(1.40%) 오른 866.45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5.88포인트(0.69%) 내린 848.59에 출발해 장중 한때 840.45까지 밀렸지만 반등했다. 같은 시각 코스피는 68.70포인트(1.09%) 내린 6230.96을 나타내고 있다.

10일 코스닥 상한가 종목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일부 종목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LK삼양과 프롬바이오는 이날 오전 9시25분께 각각 29.93%, 29.88% 상승하며 나란히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프롬바이오는 상한가에서 이탈해 오전 10시7분 기준 19.67% 상승하고 있으며, LK삼양은 상한가를 유지하고 있다. 에이비온도 23.31% 오른 1037원, 윙입푸드는 10.40% 상승한 22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한가 종목을 뜯어보면 적자기업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1개 기업 가운데 에이비온(-65억원), 비츠로넥스텍(-34억원), 비케이홀딩스(-11억원), LK삼양(-29억원), 파라택시스이더리움(-3억원), 퀀타매트릭스(-40억원), 프롬바이오(-33억원), E8(-27억원) 등 8곳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일부 기업은 적자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3분기 44억원, 4분기 56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 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퀀타매트릭스 역시 같은 기간 각각 37억원, 46억원,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K삼양과 프롬바이오, 비케이홀딩스, E8 역시 최근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상장 유지 기준 강화로 관리종목 지정 문턱에 놓인 기업들도 상한가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상장 유지 기준을 25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을 알리는 공시를 대거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을 합쳐 관련 공시가 총 68건 쏟아졌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 중에서도 윙입푸드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 에이비온·LK삼양은 주가 1000원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지정우려종목 공시가 나온 상태다. 비케이홀딩스는 주가 1000원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사유 추가우려 공시가 나왔다. E8은 주가 1000원 미달과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 요건에 모두 걸려 지난 5일 두 건의 관련 공시가 나왔다.

지난달부터 강화된 상장 유지 기준에 따라 코스닥 상장사는 주가 1000원 미만 또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만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거래소가 지난 5일 내놓은 공시는 해당 기준을 25거래일 연속 충족하지 못한 기업들에 대한 사전 경고 성격이다. 이후에도 기준 미달 상태가 이어지면 관리종목 지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

상장 유지에 대한 부담에도 이들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실적 개선보다는 개별 재료와 테마였다.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지정우려종목 공시가 나온 윙입푸드는 최대주주의 유상증자 참여와 대표이사의 자사주 매입 등이 맞물리며 지난 7일에 이어 10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E8은 타법인 증권 취득을 위한 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결정이, 에이비온은 차세대 면역항암 플랫폼 핵심 원천기술의 미국 특허 등록 소식이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비츠로넥스텍과 LK삼양 등 우주항공 관련주는 정부의 ‘제2 우주센터’ 건립 추진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 프롬바이오는 5대 1 액면병합을 마치고 거래가 재개된 첫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처럼 기업의 실적 개선보다는 특허와 정책 기대, 유상증자, 액면병합 등 개별 재료가 주가 급등을 이끈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전반의 투자심리 회복과 함께 투기성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적자·저가주까지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적자기업과 관리종목 우려 종목이 상한가 상위에 다수 포진하는 것은 펀더멘털이 아니라 가격 자체가 매수 근거가 된 국면임을 시사한다”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등이라면 이익 개선이 확인된 종목으로 매수세가 선별적으로 몰려야 하는데, 그 선별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회복이라는 요인도 분명 함께 작용하므로 ‘심리 회복이 방아쇠가 되고 투기성 자금이 증폭시킨 구조’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평가”라고 설명했다.

관리종목 지정 우려 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연구위원은 “이런 종목은 유통 물량이 적어 소액 자금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는데, 여기에 단기 매수세가 붙으면 상승 및 하락 양방향 진폭이 함께 커진다”며 “유상증자, 자산 매각, 감자와 같은 상장 유지 대응은 대체로 기존 주주 지분 희석을 수반하기 때문에 ‘관리종목 지정을 피했다’는 소식이 곧 주가 호재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정지가 걸리면 원하는 시점에 주식을 팔 수 없는 유동성 위험이 있다”며 “급등의 근거가 공시인지 풍문인지 반드시 공시에서 직접 확인하고, 특히 감사의견, 자본잠식, 매출액 요건 같은 상장 유지 기준 관련 공시를 챙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