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스파이더맨’ 피했더니 집안싸움…추석 극장가 ‘한국 영화’ 대전

‘암살자(들)’·‘타짜’·‘인턴’·‘가능한 사랑’
추석 연휴 풍성하게 해 줄 韓 영화 잔칫상
토론토영화제 초청 통해 작품성까지 인정
“관객들, 골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 될 것”
영화 ‘암살자(들)’, ‘타짜: 벨제붑의 노래’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CJ ENM 제공]
영화 ‘가능한 사랑’, ‘인턴’ 포스터 [넷플릭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점령하고 있는 여름 극장가를 지나, 가을 추석 연휴는 오롯이 한국 영화들의 차지가 될 전망이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의 여정이 사실상 끝을 향해가는 가운데, 가공할 만한 외화 공세에 잠시 숨을 고른 후다. 한국 대표 장수 시리즈의 피날레부터 거장 감독의 귀환, 몸값 높은 국내 대표 배우들의 연기 대결까지.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차려진 추석상 앞, 치열한 각축전의 서막이 오른다.

가장 먼저 여정의 닻을 올린 작품은 추석 연휴를 정면 공략한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주연의 ‘암살자(들)’이다. 1974년 8월 15일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을 최초로 영화화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덕혜옹주’(2016),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등 시대와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온 허진호 감독은 그날을 목격한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현대사의 가장 충격적인 사건의 진실과 배후를 따라간다.

영화 ‘암살자(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암살자(들)’은 지난 10일 가을 개봉작 중 처음으로 제작보고회를 열며, ‘가을 대전’의 시작을 알렸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남다르다. 활력을 되찾은 극장가 분위기 역시, 어느 때보다 한국 영화로 차려진 잔칫상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린다.

박해일은 “”면서 “일단은 많은 관객분들이 극장으로 와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해진은 “많은 한국 영화 중 어느 작품이 웃게 될지는 모른다”면서도 “관객들 입장에서는 골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모처럼 극장에 오는 맛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암살자(들)’은 내달 10일부터 열리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11일 “허진호 감독과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등 주역들이 직접 토론토를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CJ ENM, 싸이더스 제공]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CJ ENM, 싸이더스 제공]


추석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또 다른 작품은 한국 영화 최장수 프랜차이즈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편 ‘타짜: 벨제붑의 노래’다. 추석 연휴 개봉해 ‘암살자(들)’과 정면으로 맞붙는다.

허영만 원작 만화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편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온라인 카지노 사업으로 세상을 다 가진 줄 알았던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동명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 복수의 한판을 벌이는 과정을 그린다.

지난 20년간 앞서 개봉한 세 편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해왔다면,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완전히 독립적인 세계관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배급사 측은 “기존 타짜 시리즈의 오리지널리티를 계승하면서도, 시리즈 사상 가장 깊고 무한한 포커의 세계가 펼쳐질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만났던 ‘타짜’와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인턴’ 예고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추석을 한 주 앞두고는 관객들을 웃음 짓게 할 오피스 코미디가 찾아온다. 영화 ‘인턴’이다.

‘인턴’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다.

올 초 구교환, 문가영 주연의 ‘만약의 우리’로 섬세한 연출력을 보여준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국 영화계 대표 베테랑 최민식과 대세 배우 한소희가 각각 인턴과 새내기 최고경영자(CEO)를 연기한다. 원작에서는 각각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맡았던 역할이다.

세대와 직급을 초월한 두 배우의 호흡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 유쾌한 K-오피스 앙상블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대한민국 대표 거장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도 추석 연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넷플릭스에서 오는 11월 공개 예정인 이 영화는 최근 9월 23일부터 2주간 극장 개봉을 확정했다. 아카데미 출품 자격 요건을 채우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관객들 입장에서는 ‘가능한 사랑’을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영화 ‘가능한 사랑’ [넷플릭스 제공]


영화 ‘가능한 사랑’ [넷플릭스 제공]


‘가능한 사랑’은 ‘버닝’(2018) 이후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해고 노동자와 그의 아내, 다큐멘터리 감독과 그녀의 남편, 두 부부가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만나 서로 다른 삶과 숨은 욕망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밀양’으로 제60회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미옥’ 역으로 이창동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추고, 설경구는 ‘박하사탕’, ‘오아시스’에 이어 ‘호석’ 역으로 세 번째 만남을 이어간다. 전도연과 설경구에게는 네 번째 호흡이기도 하다. 이들과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부부 ‘상우’와 ‘예지’ 역은 조인성과 조여정이 맡았다.

‘가능한 사랑’은 내달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도 공식 초청돼 현지 관객을 먼저 만난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영화제에서 공로상에 해당하는 트리뷰트 어워즈의 TIFF 에버트 감독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한국인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이 감독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