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안보 3문서’ 개정 앞두고 NHK 여론조사
비핵 3원칙 유지 59%…“재검토해야” 33%
정치권 일각 ‘핵 반입 금지’ 재검토 주장 제기
핵위험 증가 체감에도 원칙 수정엔 신중론 우세
![]() |
| 2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일본 정부가 연내 ‘안보 관련 3문서’ 개정을 추진하면서 ‘비핵 3원칙’ 재검토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일본 국민 10명 중 6명은 기존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핵무기를 둘러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는 응답은 75%에 달했다.
11일 일본 NHK에 따르면 지난 7~9일 18세 이상 1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비핵 3원칙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59%가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재검토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제조하지 않으며, 반입하지 않는다’는 일본의 핵 정책이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국회에서 처음 천명한 뒤 반세기 넘게 일본의 ‘국시’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는 세 원칙 가운데 특히 ‘핵무기를 반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등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핵우산을 중심으로 한 확장억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관련 논의를 금기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비핵 3원칙을 둘러싼 논쟁은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안보 정책 개편과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연내 국가안보전략·국가방위전략·방위력정비계획 등 이른바 ‘안보 관련 3문서’를 개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비핵 3원칙이 개정 문서에서 어떻게 다뤄질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일본 국민들이 국제사회의 핵 위협 자체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비핵 3원칙을 손보는 데는 상대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핵무기를 둘러싼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매우 높아지고 있다”는 응답이 34%, “어느 정도 높아지고 있다”는 응답이 41%였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핵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국제사회의 핵 위협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비핵 3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하면서 일본 내 핵 정책을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안보 환경 악화에 대응해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와 전후 일본 핵 정책의 상징인 비핵 3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