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암살 위협에 기내식 카트에 숨어 전용기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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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튀르키예를 떠나면서 공항 기내식 운반 카트에 몸을 숨긴 채 다른 군용기로 갈아탄 사실이 한 달 만에 알려졌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8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앙카라를 떠날 때 이란발 암살 위협에 대응한 ‘기만 작전’을 벌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했다. 기내식 운반 트럭은 항공기 반대편에서 컨테이너를 기체 높이까지 올린 상태였고,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에어포스원에서 기내식 운반 트럭으로 갈아탄 뒤 근처에 있던 공군 수송기인 C-32A로 이동했다.

기자단과 일부 백악관 참모들은 에어포스원에 그대로 탑승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내에 있다고 믿었고, 이륙을 앞두고 창문 덮개를 내리라는 지시를 받았다. 미국 ABC뉴스는 비행 내내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지시가 비밀경호국의 지침이라는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지난달 8일 튀르키예 앙카라 국제공항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태운 차량 행렬이 활주로에 도착한 가운데, 공군기지에는 기내식 운반 트럭들이 주차되어 있다. [AP]


두 항공기의 항적 기록도 실제 동선과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 항공기는 ‘리치 18’(RCH18)이라는 호출부호로 영국으로 향했고 미끼 역할을 한 에어포스원은 처음에 호출부호 없이 레이더에 나타났다가 비행 도중 ‘AF1’을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C-32A는 오후 10시 20분쯤 영국 밀든홀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기자단을 태운 에어포스원은 몇 분 뒤 착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10시 56분쯤 에어포스원의 외부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카메라에 노출했다. C-32A에서 에어포스원으로 어떻게 옮겨 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이란이 특정 기종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본인과 그가 탑승한 항공기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 비밀경호국은 이를 신빙성 있는 위협으로 판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용기 교체 탑승을 권고했다.

비슷한 작전은 26년 전에도 있었다. 2000년 3월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은 보안 위험이 큰 상황에서 에어포스원을 뒤따르는 다른 항공기를 타고 파키스탄에 내렸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직 당국자는 표식이 붙은 에어포스원 대신 다른 항공기에 대통령을 태우는 방식이 경호에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