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째 의사 집안’ 배우 하영…‘증조부 친일 의혹’ 사실로, ‘조부 소록도 근무’도 논란

배우 하영.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4대째 의사 집안’인 배우 하영의 증조부인 안상호의 친일 행적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조부가 한센인에 대한 인권유린이 벌어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하영의 소속사는 증조부의 친일 논란에 대해 “증조부의 친일단체 활동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영의 소속사 비스터스 엔터테인먼트는 11일 “하영의 증조부는 안상호, 조부는 고(故) 안부호 가톨릭대 의과대학 주임교수가 맞다”며 “안상호가 1916년 결성된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록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전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지만, 하루 만에 “충분한 검증없이 답변했다”고 사과했다.

앞서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논란이 불거졌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 동경자혜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해 한국인 최초 일본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1904년 귀국한 그는 순종 전의(典醫)와 이왕직 촉탁의 등을 지냈고, 한국 최초 양의원을 개원했다.

안상호는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의 모범사례’로 소개됐으며, 친일단체 대정실업친목회에도 몸담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대정친목회는 1916년 11월 친일반민족행위자 민영기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총재가 회장을 맡아 설립한 실업인 단체로, 이완용과 조중응, 송병준, 이윤용 등 당대 친일반민족행위자 상당수가 회원으로 참여했다.

다만,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 명단에는 안상호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 교수가 소록도에서 근무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안 교수1949년부터 1953~1954년까지 소록도 병원에서 한센병을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록도병원에서는 한센인 대상 단종(정관수술)과 낙태, 강제노역 등 인권침해가 이뤄졌다.

200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록도 병원은 김상태 원장(1948~1954년) 재임 기간인 1949년부터 1958년까지 한센인 1191명을 대상으로 정관수술을 시행했다.

당시 소록도 병원에서는 환자 가슴에 침을 꽂아 골수에서 나균을 검출하는 방식의 실험도 이뤄졌으며, 환자 사체는 유족의 동의 없이 해부학실습에 이용됐다. 사체 해부는 1960년대까지 진행됐고, 강제 격리는 1970년대까지, 낙태와 단종 수술은 1980년대까지 이뤄졌지는 등 한센인에 대한 소록도 병원의 인권유린은 장기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가 이 같은 인권침해에 가담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할아버지가 일본 유학을 마친 뒤 한양에 최초로 서양식 병원을 개설하고 고종 황제의 진료를 맡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할아버지와 아버지, 언니로 이어지는 4대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