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얼굴’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전 개막…진우·정념·경우스님 3파전

現 총무원장 진우스님 연임 출사표
정념·경우스님도 후보 등록 마쳐
선거운동 본격 돌입…내달 3일 선거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등록한 후보들. 왼쪽부터 진우스님, 정념스님, 경우스님. [연합뉴스·김현경 기자]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 불교의 얼굴’ 격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뽑는 선거가 11일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현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의 연임 도전에 맞서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3일 오후 5시까지 제38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조계종 총무원장은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조계종의 일반 행정과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최고 행정책임자로, 사실상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자리다. 임기는 4년이다.

출마 자격은 승랍 30년, 연령 50세, 법계 종사급 이상의 조계종 비구(남성 스님) 중 중앙종회의장·호계원장·교육원장·포교원장 등을 역임했거나 교구본사 주지를 4년 이상 재직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차기 총무원장 후보들은 첫날 등록을 마치고 곧바로 선거 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비공개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진우스님은 이날 “이제 한국불교는 시대를 따라가는 불교를 넘어 시대를 이끄는 불교로 나아가야 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지금까지 안정 속에서 변화가 시작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안정과 변화를 바탕으로 미래 비전을 향해 힘차게 도약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어 “자리를 지키거나 명예를 더하기 위해 다시 나서는 것이 아니다”며 “시대적 변화 속에서 제가 감당해야 할 숙명이기에 외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곧바로 후보 등록을 한 뒤 자신을 지지하는 중앙종회 의원들과 조계사에서 만나며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섰다. 진우스님의 후보 등록으로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총무원장 직무는 총무부장 정문스님이 대행하게 된다.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주지를 지낸 정념스님과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주지를 지낸 경우스님도 이날 오전 10시 대리인들을 통해 후보 등록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다. 정념스님과 경우스님은 일찌감치 교구본사 주지직에서 물러난 뒤 총무원장 출마를 선언했다.

정념스님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수행으로 신뢰를 세우고, 대중과 함께 결정하는 종단을 만들겠다”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경우스님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불교 대도약의 시대를 열어가는 큰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면서 출마 의사를 전했다.

서로의 출마 선언식에 참석한 두 스님은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운동 기간 중 단일화 여부에 따라 선거는 2파전 또는 3파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총무원장 선거는 내달 3일 오후 1~3시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조계종 입법기구인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한 240명을 포함해 총 321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한다. 선거인단은 오는 19∼23일 교구별 종회를 거쳐 선출할 예정이다.

이번에 복수 후보로 선거가 치러질 경우 2017년 이후 9년 만에 경선이 된다. 당시 제35대 총무원장 선거에서 설정스님이 수불스님과 맞붙어 당선됐다. 다음 해인 2018년 설정스님의 중도 하차로 제36대 총무원장 선거가 치러졌고, 이때 후보 4명 중 3명이 선거 이틀 전에 동반 사퇴해 원행스님이 단독 후보로 당선됐다. 4년 전인 제37대 총무원장 선거에선 진우스님이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로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