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지형·노후 건축물 피해 키워…도시 기능 마비에 국제사회 지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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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페레이라에서 규모 7.4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한 시민이 붕괴된 건물 잔해 옆을 지나가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콜롬비아 서부를 중심으로 건물 붕괴가 잇따르며 1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규모 7.4. 숫자만 보면 역사적인 초대형 지진으로 보기는 어렵다. 진원의 깊이도 약 107㎞로 비교적 깊은 편이어서 일반적으로는 지표면 충격이 분산돼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유형으로 분류된다.
그럼에도 이번 콜롬비아 강진은 하루 만에 10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지진의 규모보다 안데스 산맥 자락의 산악지형과 노후 건축물이 밀집한 커피 생산지에서 발생한 점이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남미 콜롬비아 서부를 강타한 규모 7.4의 강진으로 현재까지 최소 111명이 숨지고 87명이 다쳤다. 건물 61채가 붕괴됐으며 건물 잔해에 갇힌 실종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벨라르도 데 라 에스프리에야 콜롬비아 대통령은 “현재 최우선 과제는 생존자 구조”라며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합지휘본부를 가동했다. 지난 7일 공식 취임한 새 정부는 출범 사흘 만에 대형 재난을 맞게 됐다.
피해는 콜롬비아 대표 커피 생산지인 리사랄다주에 집중됐다. 주도인 페레이라는 진앙에서 약 60㎞ 떨어진 안데스 산맥 자락의 도시로 현재까지 4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수도권에서만 건물 65채가 붕괴됐으며 마니살레스에서는 고딕 양식 성당 첨탑이 무너졌다.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 부에나벤투라에서도 건물 붕괴로 사망자가 발생했고, 인구 200만명이 넘는 제3의 도시 칼리에서도 최소 30개 건물이 무너져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초코주와 키브도, 아르메니아 등 서부 주요 도시들도 큰 피해를 입었으며 페레이라를 비롯한 서부 지역 6개 공항에서도 시설 피해가 확인됐다.
이번 지진은 최근 10년 동안 콜롬비아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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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칼리에서 시민들과 구조대원들이 규모 7.4 강진으로 붕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최소 111명이 숨지고 건물 1500여채가 피해를 입는 등 콜롬비아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 |
전문가들은 이번 피해 규모가 컸던 이유로 산악지형과 도시 구조를 꼽는다.
페레이라는 안데스 산맥 자락에 형성된 대표적인 고산 도시다. 경사진 지형이 많아 지반이 약한 곳이 적지 않고, 강한 진동이 발생하면 건물 붕괴와 산사태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오래된 건축물이 적지 않아 피해가 더욱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현지 주민들은 산사태로 주택이 떠내려가고 다층 건물 외벽이 크게 갈라졌다고 전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수도, 가스 공급이 모두 끊겼으며 병원들도 건물 안전 문제와 환자 급증으로 운영을 중단했다.
현지 산업 고문 산티아고 벨라스케스는 가디언에 “땅이 흔들리자 모든 차량이 멈춰 섰고 건물 밖으로 뛰어나오던 사람들이 잇따라 넘어졌다”며 “5층 건물 여러 채가 심하게 갈라졌고 도시 전체가 재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페레이라 시는 사실상 도시 기능을 멈춰 세웠다. 마우리시오 살라자르 시장은 국가 재난사태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심 시가지에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했다. 차량 운행을 제한하고 학교 수업도 전면 중단했다. 마테카냐 국제공항은 시설 피해를 입었고 도시 케이블카인 메가케이블에는 승객들이 한동안 고립되기도 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이날 오전 7시34분 태평양 연안 초코주 산호세델팔마르 인근에서 발생했다. 진원은 깊었지만 안데스 산맥을 따라 형성된 도시들이 직접적인 충격을 받으면서 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사회도 긴급 지원에 나섰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브라질, 멕시코,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이 구조 인력과 장비 지원을 약속했다. 에콰도르는 구조대원 47명과 탐지견을 파견하기로 했고 EU는 위성관측 시스템 ‘코페르니쿠스’를 가동해 피해 지역 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여진 가능성에 대비해 주민 대피령을 유지한 채 잔해에 매몰된 생존자 수색에 구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