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반도체 종목서 ‘장중 모멘텀’ 전략 관심
올해 4~6월 반도체 부문서 거둔 수익률 8.1%
전문가들 “최근 장중 모멘텀 전략 수익률 눈부신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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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의 전경.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급성장하자 이 상품이 만들어내는 주가 변동성을 역(逆)으로 투자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이 월가에서 주목받고 있다. 레버리지 ETF가 매일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실시하는 리밸런싱이 주가의 상승과 하락을 증폭시키자 이를 이용한 ‘장중 모멘텀(intraday momentum)’ 전략이 반도체 종목에서 부상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피에르 트레쿠르 프리미아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4~6월 반도체 부문에서 장중 모멘텀 전략으로 거둔 수익률이 8.1%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투자자가 감수한 위험 대비 수익률을 보여주는 지표인 샤프지수에서 반도체 부문은 2.5를 기록했다. 샤프지수는 일반적으로 1을 넘으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주식시장 전반을 대상으로 한 지수의 수익률은 0.4%, 샤프지수는 0.8에 그쳤다. 반도체 부문의 역동적인 변동성이 수익률로 이어진 것이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2배, 3배 등으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전후로 포지션을 조정하는 상품이다. 이 과정에서 시장이 상승하면 추가로 주식을 사고, 하락하면 주식을 파는 거래가 발생하는데, 당일 주가가 움직인 방향으로 매매가 더해지면서 기존 상승·하락 추세가 강화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서 ‘장중 모멘텀’ 전략은 당일 주가가 장중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같은 방향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엄격한 규칙에 따라 상승하는 주식을 매수하고, 하락하는 주식을 매도하면서 이미 형성된 방향성이 이어지는 데 베팅하는 원리다.
스위스의 자산운용사 롬바르드 오디에의 투자운용 거시경제 부문 책임자인 플로리안 옐포는 “장중 모멘텀은 상승이든 하락이든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는 날에는 수익을 내지만 조용한 날에는 대체로 조금씩 손실을 본다”며 “지난달의 경우 기술주의 변동성이 높고 수익률이 부진했던 달이었는데, 바로 이런 환경에서 이 전략의 가치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은행들은 단기 추세를 체계적으로 포착하는 장중 모멘텀 전략을 퀀트투자전략(QIS)의 하나로 꾸준히 제공해왔으며, 최근 관련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실제 운용 중인 반도체 관련 장중 모멘텀 전략은 2024년 출시 이후 3배 이상으로 늘었고, 미국 기술주 전반을 대상으로 한 관련 전략도 2021년 말 이후 약 80% 증가했다.
트레쿠르는 “반도체에 초점을 맞춘 장중 모멘텀 전략이 최근 몇 년간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허우양양 JP모건체이스 전략가는 “최근 두 달간 장중 모멘텀 전략을 활용한 수익률이 눈부신 수준”이었다면서 최근 시장 상황에 대해 “기술혁명으로 전례 없는 실적 불확실성과 사상 최고 수준의 개별 종목 변동성이 나타났던 1998~1999년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도 금융당국이 레버리지 상품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한 뒤 관련 ETF 거래가 급감했다”면서도 “그럼에도 월가에서는 장중 모멘텀 전략에 대한 관심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달 들어 상승에 베팅하는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장중 모멘텀 전략이 재차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테시 쿠마르 소시에테제네랄(SG) 파생상품 전략가는 “레버리지 ETF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장중 추세 전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며 “최근 일부 레버리지 ETF가 상당한 조정을 받았지만 장중 추세 전략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옐포 책임자는 “최근 몇 주간의 위험자산 축소를 거치면서 투자자 포지션이 상당 부분 정리된 뒤 다시 레버리지 상품을 통한 투자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장중 추세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시키며, 장중 모멘텀 전략은 바로 그 움직임을 포착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