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피폭자단체 “충분한 논의도 없이”…다카이치 ‘비핵 3원칙’ 흔들기에 반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202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니혼히단쿄)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비핵 3원칙 수정 움직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10일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니혼히단쿄는 결성 70년을 맞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일본의 현 정권은 비핵화 3원칙과 헌법을 충분한 논의도 없이 바꾸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쟁 피해에 대한 보상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 핵무기 금지 조약에 일본이 서명하고 비준하는 것은 피폭국의 책임이며 평화로운 세계로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니혼히단쿄 다나카 시게미쓰 회장은 “일본은 평화헌법을 조금씩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국민이 좀 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며 “핵무기는 전쟁이 있었기에 떨어졌다. 전쟁은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성명은 다카이치 총리가 원폭 희생자 추도식에서 비핵 3원칙 표현을 바꾼 뒤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 추도식과 9일 나가사키 추도식 인사말에서 “견지하고 있고(堅持しており)”라는 표현을 썼다. 이전 총리들이 쓰던 “견지하면서(堅持しながら·しつつ)”에서 미래지향적 의미를 뺀 것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은 9일 평화선언에서 핵무기를 “절대악”으로 규정하고 정부에 비핵 3원칙 준수를 요구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 자리에서 핵무기금지조약을 언급하지 않았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갖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원칙이다.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표명했고 1971년 국회 결의로 채택돼 사실상 일본의 ‘국시’(國是)로 간주해 왔다.

일본 정부가 인정한 피폭자는 올해 3월 기준 9만1000여명으로 10년 전 16만4000여명에서 줄었다. 평균 연령은 86.7세다.

니혼히단쿄는 미국이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며 피해를 본 이들이 모여 1956년 결성됐다.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202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