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법’ 제정·비구니스님 참종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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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본사 선운사 주지를 지낸 경우스님이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주지를 지낸 경우스님이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경우스님은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불교 대도약의 시대를 열어가는 큰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며 내달 열리는 제38대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경우스님은 “오늘 이 시대가 한국불교에 던지는 물음이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섰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불교가 따라가기 바쁜 것은 아닌지,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불교가 사회를 격려하고 위로해 줘야 하는데, 오히려 불교 종단을 걱정하는 세상이 아닌가 싶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새로운 종단의 모습은 종도들의 뜻을 모아 운영하는 ‘합의와 소통의 종단’, 투명성을 바탕으로 종도들에게 신뢰받는 ‘신뢰의 종단’이어야 한다. 시대가 부여한 새로운 소명 위에 한국불교의 다음 100년을 힘 있게 세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경우스님은 우선 ‘교구법’을 제정해 모든 교구가 종단 운영에 참여하는 ‘공동운영제’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우스님은 교구법을 통해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을 비롯한 대덕 스님들이 집단지성을 바탕으로 합의와 협력을 통해 종단을 운영하고, 각 교구가 지역의 수행과 포교를 주도하는 ‘지방분권형 교구자치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말사 주지 임명권 등도 교구로 이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차별 없는 평등한 승가공동체’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비구니 스님들이 승가공동체의 당당한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참종권 및 종무 행정 참여를 확대하고, 전국비구니회와 정책 협의를 정례화하며, 종단 내 비구니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경우스님은 “불교광장 회장을 고사하다 종단 안정을 전제로 맡았는데, 안에 들어가서 보니 내 시각과 구성원들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느껴 내려놓게 됐다”면서 “비구니 호계위원과 종회 참여 등이 부결된 것도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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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경우스님(왼쪽)과 정념스님이 1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 |
이어 조계종의 전통 수행 가풍을 국민의 ‘정신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경우스님은 불교 전통문화의 뿌리를 지키는 한편, 국민을 위한 공공가치도 실현할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국정과제 이행을 우선하고, 전통사찰 핵심 보존지의 종교용지화, 전통사찰 보수 정비 자부담 폐지 및 상한액 조정, 문화재 관람료를 보조금에서 보전금으로 전환 등 규제를 해소해 한국불교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종단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승가 복지 강화, K-불교문화의 세계화를 통해 전통과 미래가 조화를 이루는 종단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조계종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주지에서 물러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정념스님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경우스님은 1985년 선운사에 입산한 뒤 40여년간 자리를 지켰으며 2015년부터 선운사 주지를 맡아 오다 지난 6일 사임했다. 조계종 14대, 15대 중앙종회 의원과 사무처장, 총무원 호법국장과 감사국장, 사서국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오는 11~13일 후보자 등록을 시작으로, 내달 3일 선거가 치러진 후 마무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