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입고율 30% 수준, 정상화 총력
식품·PB 등 집중, 매장·인력 최소화
현금흐름개선 초점, 납품사 신뢰회복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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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억원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한 홈플러스가 지난 7일부터 전국 67개 점포를 가오픈했다. 정식 개장은 오는 13일이다. 경기 수원의 한 홈플러스 매장에서 직원들이 매대에 상품을 채워 넣고 있다. 수원=윤창빈 기자 |
2000억원의 긴급 자금 수혈을 통해 극적으로 기업회생 절차를 재개한 홈플러스가 지난 7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 67개 점포 문을 다시 열었다. 가오픈 첫날인 이날 오전 찾은 서울 한 홈플러스 매장은 반가운 CM송과 함께 손님 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하 1층 식품 매장 앞에는 개점을 기다려온 고객들이 쇼핑 카트를 꺼내 줄을 섰다.
첫 개점 때부터 해당 매장을 이용했다는 A씨는 “이 매장이 없어지면 지하철을 타고 장을 보러 가야 해서 너무 불편하다”며 “물건이 다 채워지려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꼭 다시 영업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영업이 시작되자 직원들은 풋고추, 라면, 치즈 등 다양한 식료품을 매대에 채워넣고 행사 가격 안내판을 변경하느라 분주했다. 농심·풀무원·CJ제일제당 등 한동안 납품되지 않았던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말복을 앞두고 육류 코너에는 닭고기와 소고기·돼지고기가 진열돼 있었다.
다만 간편식을 판매하는 ‘다이닝 스트리트’ 등 일부 코너는 여전히 비어 있었다. 주류와 과자 등 주요 품목도 아직 입고되지 않았다. 일부 신선식품 코너에는 의류 제품이 놓여 어색함을 더하기도 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7일 현재 상품 입고율은 약 30% 수준이다.
홈플러스 영업 재개는 지난달 13일 전국 점포 영업을 중단한 지 약 25일 만이다. 오는 13일 정식 재개장까지 상품을 추가 입고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갈 예정이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달 3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운영자금이 부족해지자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이 연대보증을 결정하며 2000억원 규모의 DIP(긴급운영자금)을 확보하면서 회생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홈플러스는 영업 정상화를 위해 매장 규모와 상품 구색을 축소·개편한 ‘트레이더 조(Trader Joe’s)’ 전략을 내세웠다. 대형마트의 다품종·대규모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 조처럼 회전율이 높은 식품과 생필품, PB(자체브랜드) 상품 등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정된 자금 안에서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매장 인원은 최소화했다. 최소 52명에서 최대 70명으로 매장을 운영한다.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탓이다. 해당 기한까지 실적 회복을 통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기존 복층 매장은 운영 공간을 단층으로 축소해 효율성을 높였다. 1층 전자제품·장난감 특화 매장 영업을 중단하고 지하 1층 식품과 생필품에 매장 운영을 집중했다.
영업 정상화까지 가장 큰 난관은 납품업체 설득이다. 납품업체 입장에서는 이미 발생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납품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법무법인 평산 김태희 변호사는 최근 홈플러스 납품업체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홈플러스 상거래 공익채권단 협의회’를 구성하고 참여 업체를 모집하고 있다. 79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을 하나로 모아 법원·정부·국회에 조속한 변제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홈플러스 입장에서는 납품업체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PB 제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해 홈플러스만의 색을 가져가는 전략이 회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결국 경쟁력 있는 PB를 확보하는 동시에 납품업체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정상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