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에 김치, “다 한글 쓰레기”…日유명관광지 “정말 슬프다”

일본의 유명 트레킹 명소 나가노현 마쓰모토시 가미코치에서 쓰레기 봉투에 한글이 적힌 제품이 대량으로 발견됐다. [도쿠사와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의 유명 관광지에서 한글이 적힌 쓰레기가 대량으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광지 측은 관광객 증가와 함께 무단투기도 늘고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환경 보호를 당부했다.

9일 일본 나가노현 가미코치의 산장 ‘도쿠사와엔’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름 등산철을 맞아 많은 고객이 찾아주시는 한편 쓰레기 무단 투기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밝혔다.

가미코치는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 위치한 일본의 대표적 산악 관광지로, 매년 여름철이면 국내외 등산객이 몰리는 곳이다.

산장 측이 공개한 사진에는 경기 안산시에서 사용하는 20ℓ 종량제봉투가 등장했다. 플라스틱, 캔, 병 등이 분리되지 않은 채 섞여 있었으며 김치와 라면, 고기 등 한국 식품으로 보이는 음식물 쓰레기도 포함돼 있었다.

산장 측은 “대부분의 쓰레기가 한글 라벨이 달린 제품이었다”라며, “생선, 김치, 라면 등 식품도 모두 버려지고, 매번 수거해야 할 때마다 정말 슬프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미코치는 단 한 사람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남겨진 중요한 자연”이라며 “우리는 이 메시지를 여러 나라로 퍼뜨리겠다. 규칙을 따르라”라고 덧붙였다.

가미코치는 주부산악국립공원에 속한 지역으로 명승과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된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이 22년 만에 160만명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숙박객도 2만명을 넘어 2017년의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와 무리한 등산으로 인한 조난, 탐방로 밖 출입 등 이른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마쓰모토시는 가미코치의 환경 관리와 안전 대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르면 2028년도부터 방문객에게 ‘이용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쓰모토시는 2024년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입장료 등의 명목으로 부담금을 징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실시한 방문객 설문에서는 90% 이상이 부담금 도입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