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부양 개입·장기채 발행 축소 시사·워시 연준의장 지원사격
“美 국채금리 더 오르면 정치 부담”…시장 “효과는 제한적” 평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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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 간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EPA]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잇따른 정책과 발언을 통해 미국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을 막겠다는 의지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본의 엔화 가치 부양을 위한 외환시장 공동 개입부터 장기 국채 발행 축소 가능성 시사,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공개 지원까지 일련의 행보가 모두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월가 트레이더와 시장 전략가들 사이에서 베선트 장관과 미 재무부가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하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가장 먼저 최근 단행된 미·일 외환당국의 엔화 가치 부양 공동 개입을 사례로 들었다. 일본이 엔화 방어를 위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할 경우 장기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만큼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베선트 장관은 일본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지 않고도 시장 개입에 필요한 달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연준의 해외·국제통화당국(FIMA)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기구 한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무부의 최근 국채 발행 계획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재무부는 지난주 분기 국채 발행 계획 성명에서 기존의 ‘향후 잠재적인 증가(increases)’라는 표현 대신 ‘향후 잠재적인 변화(changes)’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시장은 이를 장기 국채 발행량을 줄일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채권은 공급이 줄면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하락하는 구조다. 따라서 장기채 발행을 축소하면 최근 급등한 장기 금리 상승세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5.28%까지 치솟으며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 금리 상승은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기업 자금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만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이 최근 워시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워시 의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 원칙을 재확인했지만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힌트를 제시하지 않아 시장 실망을 불렀고, 이후 장기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지난 5일 CNBC 인터뷰에서 시장이 연준 발언에 대한 ‘해독(detox)’ 과정이 필요하다며 워시 의장을 적극 옹호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재무부의 이런 노력만으로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터 부크바 원포인트 BFG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채 시장의 취약성이 커진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국채를 팔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피비 화이트 UBS 미국 금리전략 책임자도 재무부 조치의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재무부가 장기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을 막기 위해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의지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