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만명 전원 재시험’ 청년 취업난 겪는 中, 공공부문 채용서 부정·특혜 잇따라

허난성 ‘삼지일부’ 필기시험 무효
광둥선 교사 채용 특혜 의혹까지

[중국 관영 CCTV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3000여명을 뽑는 중국 공공부문 채용시험에 14만명이 넘게 몰린 가운데 대규모 조직적 부정행위가 적발돼 지원자 전원이 다시 시험을 치르게 됐다.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수험생까지 재시험을 봐야 하면서 중국의 공공부문 취업 쏠림과 채용 공정성 논란이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9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허난성 인력자원사회보장청은 최근 농촌 지원 사업인 ‘삼지일부(三支一扶)’ 필기시험에서 대규모 조직적 부정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해당 시험 성적을 전부 무효로 하고 오는 22일 필기시험을 다시 치르기로 했다.

올해 허난성의 ‘삼지일부’ 모집 인원은 3082명이었다. 반면 지원자는 14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으로도 모집 인원 1명당 약 45명이 몰린 셈이다.

문제는 부정행위에 가담하지 않은 지원자까지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일부 응시자들은 이미 면접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시험 전체가 무효 처리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삼지일부’는 대학 졸업생을 농촌 지역에 보내 교육·농업·의료 등의 업무를 맡기는 공공 지원 프로그램이다.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청년층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부문 채용을 둘러싼 논란은 다른 지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광둥성 레이저우시의 한 학교에서는 교감이 필기시험 2위 응시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1위 응시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면접 등 후속 시험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사실이 최근 조사에서 드러났다.

광둥성 포산시에서도 교사 채용 과정의 공정성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됐다. 필기시험에서 상위권에 오른 응시자들이 면접에서 잇따라 탈락하거나 응시하지 않은 반면 후순위 응시자들이 대거 합격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교육 당국이 채용을 중단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같은 공공부문 채용 논란의 배경에는 중국의 심각한 청년 취업난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중국 대학 졸업생은 역대 최대인 1270만명에 달했다. 여기에 전년도 미취업자와 해외 유학생 귀국자까지 취업시장에 가세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공무원 선호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치러진 중국 국가공무원 시험에는 약 370만명이 지원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평균 경쟁률은 97대 1에 달했다.

중국교육과학연구원 추차오후이 연구원은 일부 기관의 허술한 채용 관리가 “권력의 회색지대”를 만들고 있다며 채용 공고부터 필기·면접, 최종 합격까지 전 과정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해야 유사한 논란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