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 사무소 홈페이지에 공지…우익 세력 충돌·소란 방지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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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스쿠니 신사. [야스쿠니 신사 공식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꼽히는 야스쿠니 신사가 8월 15일을 앞두고 경내에서 군복과 군사 장구를 착용하지 말라는 이례적인 공지를 냈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을 전후해 야스쿠니 신사에 우익 세력이 몰리는 상황에서 군국주의를 연상시키는 복장으로 인한 소란과 충돌을 막으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야스쿠니 신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신사 사무소는 지난 7일 ‘경내 복장 등에 관한 안내’를 내고 신사 내에서 코스프레 복장 착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군복이나 군사 장구를 착용하는 것도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신사 측은 경내가 전몰자들의 영혼을 모시는 엄숙하고 신성한 장소라는 점을 이유로 들며 참배객들이 평온한 환경에서 경건하게 참배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번 공지가 나온 시점이 눈에 띈다. 야스쿠니 신사는 매년 8월 15일을 전후해 우익 세력이 군복 차림으로 찾거나 욱일기 등을 내걸고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행동을 벌이는 장소로 주목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참배객이나 반대 시위대와 충돌하거나 소란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야스쿠니 신사가 군복뿐 아니라 군사 장구와 코스프레까지 함께 금지한 것은 경내에서 정치적·선동적 행동으로 번질 수 있는 복장 자체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신사 측이 이번 공지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우익 시위나 충돌을 명시한 것은 아니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의 내전과 각종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을 추모하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총리를 지낸 도조 히데키 등 극동 국제군사재판에서 처형된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어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시설로 평가된다.
한국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에는 한반도 출신 군인·군속 약 2만명이 유족 동의 없이 합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족들은 합사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8월 들어 일본 내 우익 세력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뿐 아니라 도쿄 등지에서 욱일기를 내걸고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일 도쿄 롯폰기에서 우익 세력의 시위를 목격한 한 한국인 관광객은 연합뉴스에 “평범한 일본인들은 대부분 놀라워하거나 경악하는 표정으로 우익 시위를 지켜보거나 동영상으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