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입점업체에 계약서 평균 30일 늦게 교부
판촉사원 43명 파견에 사전 서면약정 안 맺어
신상품 아닌 187개 상품 장려금 3억여원 수취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농협하나로유통이 출시된 지 최대 8년 9개월이 넘은 상품에서도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납품·입점업체에 계약서를 평균 30일 늦게 교부하고 판촉사원을 파견받으면서 사전에 서면 약정을 맺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농협하나로유통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억6200만원을 부과했다고 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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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농협하나로유통은 전국에서 24개 대형·중형 마트를 운영하는 대규모유통업자로 지난해 매출액은 1조1804억원이다.
공정위 조사 결과,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1월부터 2024년 7월까지 426개 납품·입점업체와 863건의 특약매입·직매입·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를 제때 교부하지 않았다.
대규모유통업법은 거래 형태와 품목, 기간 등 계약 사항을 명시하고 양 당사자가 서명하거나 기명날인한 계약서를 계약 체결 즉시 납품·입점업체에 주도록 규정한다.
전체 863건 가운데 납품·입점업체가 계약 시작 전에 서명을 마쳤지만 농협하나로유통의 서명이 늦어진 경우가 710건이었다. 나머지 153건은 계약이 시작된 뒤에야 농협하나로유통이 계약서 자체를 납품업체에 보냈다.
농협하나로유통의 서명이 완료된 계약서가 업체에 전달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계약 시작일을 기준으로 평균 30일이었다.
판촉사원을 파견받는 과정에서도 법정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10개 납품업체의 자발적인 요청에 따라 총 11차례에 걸쳐 판촉사원 43명을 파견받았다. 하지만 판촉사원이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파견 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지 않았다.
이들 판촉사원은 최소 1일부터 최대 365일까지 파견 약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농협하나로유통 사업장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10개 납품업체가 부담한 인건비는 약 1억820만원이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을 파견받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납품업자의 자발적인 요청 등에 따라 파견받는 경우 파견 인원과 근무 기간·시간 등 조건을 사전에 서면으로 약정하도록 하고 있다.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도 적발됐다.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1월 내부 업무처리 매뉴얼을 개정하면서 실제 시장 출시일과 관계없이 하나로마트에 새로 입점한 시점을 신상품 기준으로 정했다. 이후 입점 시점부터 6개월 동안 납품 금액의 10%를 신상품 입점장려금으로 받도록 했다.
공정위의 ‘판매장려금 부당성 심사지침’은 업계 거래 관행 등을 고려해 원칙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지 6개월 이내인 상품을 신상품으로 본다. 하지만 농협하나로유통은 2021년 2~11월 43개 납품업체가 공급한 상품 가운데 시장 출시 후 6개월이 지난 187개 상품에서도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받았다.
이 가운데는 시장에 출시된 지 최대 8년 9개월이 넘은 상품도 포함됐다. 농협하나로유통이 이들 상품을 통해 받은 장려금은 총 3억236만원으로, 해당 상품의 전체 납품 금액은 약 31억1490만원이었다.
공정위는 시장 출시 후 6개월이 지나 신상품이라고 볼 수 없는 상품에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받은 것은 법에서 허용하는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판매장려금 수취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신상품이 아님에도 납품업자로부터 신상품 입점장려금을 수취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대규모 유통업자를 엄중히 제재했다”면서 “앞으로도 유통시장에 관행화되고 고착화된 행위들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