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 9.3GW 감소 전망 나와
폭염·가뭄에 원전·화력 가동 차질
노르웨이 수력 저수지도 30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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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전역에 지난 5월부터 폭염이 시작된 데다 비도 유독 적게 내리는 건조한 여름이 이어지면서 강물이 거의 빠져 훤히 드러난 모래톱에 선체 바닥을 댄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유럽의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번에는 일식으로 태양광 발전량까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럽 전력망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오는 12일 늦은 오후 유럽에서 관측되는 일식으로 태양광 발전량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폭염으로 원자력·화력·수력 발전에 이미 차질이 빚어진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까지 감소하면서 전력망 운영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일식 때 스페인 일부 지역에서는 개기일식이 나타나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북부 등 유럽 상당수 지역에서도 태양 대부분이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관측될 예정이다. 스페인에서는 12일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는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다.
스페인 전력망 운영사 레드 엘렉트리카는 일식으로 자국 태양광 발전량이 최대 5GW(기가와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스페인의 8월 수요일 평균 전력 수요의 약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프랑스 전력망 운영사 RTE는 일식이 절정에 달하는 오후 7시30분을 전후해 약 2시간 동안 유럽 전역에서 최대 9.3GW의 발전량이 사라질 것으로 추산했다. 통상 원전 1기의 발전용량을 약 1GW로 보면 원전 9기가량의 전력 공급이 동시에 줄어드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영국에서도 태양광 발전량이 최대 1.3GW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제는 유럽의 전력 사정이 이미 폭염과 가뭄으로 빠듯하다는 점이다. 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냉각수를 확보하지 못해 헝가리와 루마니아,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에서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추거나 출력을 낮추는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다뉴브강 물로 냉각하는 2GW급 팍스 원전이 한때 전면 가동 중단 직전까지 몰렸다. 페테르 머저르 헝가리 총리는 다뉴브강 수위가 계속 떨어지면서 원전 완전 정지 기준까지 불과 수㎜를 남겨뒀지만 이후 수위가 상승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에서는 핵심 전력원인 체르나보다 원전으로 다뉴브강 물길을 돌리기 위해 폭약까지 동원한 끝에 가동 중단을 피했다. 폴란드에서도 비스와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대형 화력발전소 2곳의 가동이 중단됐다. 프랑스에서는 냉각수 부족으로 원전 3기가 멈춰 섰다.
유럽의 주요 전력 수출국인 노르웨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수력발전에 필요한 저수지 수위가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주변국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여력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FT는 유럽 각국 전력망 운영사들이 일식 시간대 태양광 발전량 감소에 대비해 다른 발전원을 동원하는 등 전력 수급 조정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이번 일식이 직접적인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