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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랑 [연합]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싱어송라이터 겸 작가인 이랑이 자전적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로 일본의 문학상을 받았다.
7일 출판사 이야기장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출간된 이랑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가 ‘2026 나가이 가후 문학상(永井荷風文学賞)’을 수상했다. 한국 국적 작가가 일본 문단에서 장르를 통틀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종합 문학상을 품에 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현지에서 ‘소리내어 부르고, 말하면 된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외할머니와 어머니, 자신으로 이어지는 3대 여성 가족의 잔혹사와 세대를 관통하는 가부장적 폭력을 정면으로 직시한 작품이다.
특히 2021년 12월 세상을 떠난 친언니의 죽음을 가리켜 에너지를 모조리 쏟아붓고 꺼져버린 ‘소진사(消盡死)’라 정의하며, 개인의 비극을 사회적·구조적 맥락으로 확장해 냈다는 깊이 있는 평을 받는다. 일본 번역가 사이토 마리코가 번역을 맡았다.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가 가네하라 히토미 등 현지 심사위원진으로부터 “삶의 한계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펼쳐볼 책”이라는 평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1월 2일 일본 지바현 이치카와시에서 열리며, 상금 100만 엔(약 900만 원)이 수여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연출과를 나온 이랑은 데뷔 이래 가난과 소외,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음악세계로 투영해 왔다. 제14회 한국대중음악상 수상 당시 트로피를 즉석 경매에 붙여 경종을 울렸고, 2021년 발표한 정규 3집 ‘늑대가 나타났다’로 제19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상’과 ‘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휩쓸었다.
최근엔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국가와의 법정 싸움에서도 값진 승리를 거뒀다. 2022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 무대를 앞두고 행정안전부가 대표곡 ‘늑대가 나타났다’의 가사를 문제 삼아 곡 교체를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무산됐던 사건과 관련,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은 “예술인의 인격적 이익을 침해한 불법 검열”로 규정하며 정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