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블록체인 해외송금 인프라 구축 [H-EXCLUSIVE]

람다256, 기술파트너 맡아 본격 착수
두나무 기업용 블록체인 GIWA 활용
‘한국형 키넥시스’ 플랫폼 구축 기대
포스코인터 무역대금송금 첫 시험대




하나금융그룹이 두나무와 해외송금·결제 사업을 주요 협력 분야로 꼽은 가운데, 이 프로젝트의 기술 파트너로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람다256을 선정하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금융그룹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무역대금 결제를 특정 기술 사업자와 함께 실행 단계로 끌어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람다256을 기술 파트너로 선정하고 6월부터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결제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4월 하나금융·포스코인터내셔널·두나무가 체결한 블록체인 해외송금 업무협약의 후속 프로젝트다. 하나금융은 1차 개념검증(PoC)을 마친 뒤 6월 실제 서비스 구축에 착수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은 하나은행의 해외 무역송금 업무를 블록체인에 구현하는 기술사업자를 맡았다. 두나무의 기업용 블록체인인 기와(GIWA)체인에 송금 거래를 처리·기록하는 스마트 콘트랙트를 개발하고 이를 하나은행의 기존 외환·계좌 시스템과 연동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또한 람다256은 블록체인 지갑의 키 관리와 노드 운영, 거래 모니터링 체계 구축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하나은행의 업무 구조에 맞춰 블록체인 송금 시스템을 붙이는 시스템통합(SI) 성격의 사업이다.

구체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해외 거래처에 달러를 송금하고자 할 경우, 현금이 직접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송금 은행과 수취 은행이 해당 국가 환거래은행에 보유한 예금 잔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블록체인은 송금 지시와 거래 상태, 자금 귀속에 관한 기록을 공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는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 장부에서 관리하는 JP모건의 키넥시스(Kinexys)와 유사한 구조다. 키넥시스는 JP모건이 만든 기관 전용 플록체인 인프라로, 기관 고객이 요구불 예금계좌(Demand Deposit Accounts·DDA)에서 BDA(Blockchain Deposit Accounts·BDA)로 자금을 예치하면 BDA를 보유한 기업들끼리는 디지털 예금을 실시간으로 이전할 수 있다.

이번 협력은 하나금융과 두나무가 다져온 동맹의 연장선에 있다. 하나은행은 5월 약 1조원을 들여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해 4대 주주에 올랐고, 원화 스테이블코인 상표 출원과 그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신설, 4대 금융그룹 최초의 은행권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주도 등 디지털자산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 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발행부터 유통·사용·환류까지 완결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시장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을 그룹 최우선 신사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이 보유한 글로벌 외환 네트워크가 이번 프로젝트의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은 거래 상대방인 해외 은행이 같은 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하나금융은 옛 외환은행 인수로 확보한 해외 지점과 현지법인망을 활용해 그룹 내부에서 실증 상대를 마련하기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국내에서는 키넥시스 플랫폼이나 서클 페이먼츠 플랫폼(CPN)을 통해 테스트한 것이 대부분이었다”며 “하나은행은 옛 외환은행 인수로 확보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있어 별도의 외부 거래 상대를 찾지 않고도 자체적으로 실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호원·경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