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입시 경쟁 맞설 힘…‘마음 근육’ 키우는 교육”

김경희 흥진학숙 이사장의 ‘인성교육론’
부산 장안중·장안제일고 운영 학교법인
‘성과를 이루고 베푸는 것’ 건학이념으로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공동체 의식 중점


김경희 학교법인 흥진학숙 이사장이 최근 부산 기장 장안제일고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현 기자


“마음 근육이란 식물로 비유하면 ‘뿌리’와도 같습니다. 햇볕과 물, 바람 같은 외부적 요인 외에도 학생들 스스로의 ‘마음’이 튼튼해야 멋진 꽃을 피워낼 수 있습니다.”

김경희 학교법인 흥진학숙 이사장은 최근 부산 기장 장안제일고에서 진행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교육철학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이사장실엔 곳곳에 놓인 꽃과 난초 화분은 물론, 벽 한편에 걸린 그림 또한 ‘식물’을 담고 있었다. 평소 식물을 좋아한다는 김 이사장은 “무언가를 정성 들여 가꾸고, 기르고,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지켜본단 점에서 ‘교육’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흥진학숙은 부산 기장에서 ‘장안중학교’와 ‘장안제일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1997년 기존 좌천학원(1951년 설립 인가)에서 흥진학숙으로 법인 명칭을 변경했고, 같은 해 심형구 초대 이사장이 취임했다. 장안중학교는 1952년, 장안제일고는 1988년 각각 설립 인가를 받았다. 장안제일고는 1989년 개교 당시엔 장안여자고등학교였으나, 1993년 제일고등학교를 거쳐 2000년 장안제일고등학교로 이름을 바꿨다. 김경희 이사장은 2005년 3월부터 장안제일고 교장을, 2015년부터 장안중학교 교장을 지내다 2019년 흥진학숙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장안제일고는 부산 최초 일반계 자율학교로, 부산 지역 명문 학교로 자주 거론된다. 2011~2013년도 전국 일반고 학교종합평가에서 3년 연속 부산 1위를 기록했다. 2014~2015학년도엔 수능 부산 일반고 1위를, 2017학년도 수능에선 부산 일반고 중 국·영·수 1, 2등급 비율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정규교과 외에도 다양한 교내 문화 예술 활동을 장려해, 장안제일고는 2017년 제6회 한국청소년합창축제 대상, 2018년 제6회 부산청소년열린축제에서 합창부 대상, 2023년 제14회 대한민국 청소년 합창제에서 합창부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흥할 흥(興)’과 ‘베풀 진(陳)’을 쓰는 흥진학숙의 건학이념은 ‘열심히 노력하여 성과를 이루고, 널리 베풀어 모든 사람에게 이롭게 한다’이다. 김 이사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을 넘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활동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흥진학숙의 건학이념 실천을 위해 장안제일고와 장안중은 학생들 각자의 잠재력과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수학·과학 영재학급과 학림(學林)활동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며 “또한 ‘마음집중교육(명상)’, ‘문화예술교육’, ‘멘토링 교육’ 등을 통해 올바른 품위와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기르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음집중교육’은 자신의 내면 성찰과 정체성 확립, 긍정적 사고 및 올바른 생활 습관 배양을 통한 수업 집중도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2007년부터 연 4회(학기별 2회) 명상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고 있다. 주요 강사진으로는 우현법사(부산 마음챙김 교육원장), 김성규 영남대 명예교수, 조성래 전 금정선원 원장, 혜벽스님(한마음선원) 등이 다녀갔다. 아울러 학생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박영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김하석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석좌교수 등 각계 명사들을 초빙한 ‘명사초청강연’도 매년 실시 중이다. 특히, 마음집중교육은 ‘입시’라는 지난한 과정에서 학생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든든한 힘이 되기도 한다. 김 이사장의 “마음 근육”이란 표현 또한 이러한 점에 기인한다.

전국교직원불자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불교에서 강조하는 자비와 나눔, 그리고 모든 사람의 가능성을 존중하는 가르침은 제가 교육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가치관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라며 “저는 학교의 역할이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믿고 올바른 인성과 공동체 의식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그 성장을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이 우리 교육의 중심에 있다”고 했다.

10년 후 흥진학숙이 단순히 대학 진학 실적이 우수한 학교가 아니라,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키워 주는 교육으로 인정받는 명문 학교법인으로 기억되는 것이 김 이사장의 바람이다.

김 이사장은 “장안중학교와 장안제일고등학교가 하나의 교육 철학 아래 학생들의 성장을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함께 이어가는 연계 교육의 모범 사례로 자리매김하고, 졸업생들이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다시 학교와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는 학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