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중 80%가 와르르, ‘돈 번 사람도 있어?’…잔인한 7월 [투자360]

[챗GPT로 생성]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7월 국내 ETF 시장이 사실상 ‘올블루’ 장세를 연출했다. 상장지수펀드(ETF) 10개 중 8개 가까이가 하락했고, 시장 전체 순자산은 한 달 새 약 8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최근에는 시장을 달궜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마저 규제 강화로 거래가 급감하면서 ETF 시장 전반의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ETF체크 등에 따르면 7월 국내 상장 ETF 가운데 하락한 종목은 891개로 전체의 78.3%를 차지했다. 상승 종목은 244개에 그쳤다. 특히 하락 종목 가운데 531개는 한 달 동안 10% 이상 급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락 종목의 절반 이상이 폭락 수준의 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중동 전쟁이 발발했던 지난 3월과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 하락 종목 수는 838개로 전체의 78.5%를 차지한 바 있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ETF 순자산총액도 큰 폭으로 줄었다. 7월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434조4000억원으로, 전월 말(512조4000억원) 대비 77조9000억원 급감했다. 특히 지난달 30일에는 한때 398조원까지 밀리며 순자산총액 400조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7월 ETF 하락·상승 종목 수


ETF 시장이 이처럼 흔들린 배경에는 코스피·코스닥 지수 자체의 대폭락이 있다. 코스피는 6월 30일 8476.48에서 7월 31일 6595.45로 마감해 한 달 새 22.19% 급락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916.18에서 719.76으로 21.44% 폭락했다.

급락의 진앙은 반도체였다.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상장 흥행 등 소식이 전해지며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고, 엔비디아·AMD·마이크론 등 미국 반도체주가 뉴욕 증시에서 먼저 급락했다.

그 여파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 자릿수로 밀리면서 지수 전체를 끌어내렸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21.41%, SK하이닉스는 35.17% 하락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결정타였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17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특히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9664억원을 팔아치우면서 코스피가 10.84% 급락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됐다. 7월 한 달간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만 네 차례 발동됐으며,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코스피·코스닥에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졌다.

특히 최근에는 ETF 시장 전반의 활력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 5일 전체 ETF 거래대금은 약 15조9000억원으로, 7월 일평균 거래대금 약 33조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레버리지 상품 규제 강화도 영향을 미쳤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인버스 포함) 16종의 거래대금은 지난 5일 9198억원으로 집계되며 상장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이는 등 투자요건을 강화한 지 4거래일 만이다.

규제 시행 직전인 7월 30일 12조4485억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시행 첫날인 31일 3조1518억원으로 급감했고 이후 1조원 안팎까지 줄었다. 전체 ETF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규제 이전 30~40% 수준에서 최근 5% 안팎으로 크게 낮아졌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도했던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과 당국의 적극적인 규제 도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이 8월 들어 급감했다”며 “7월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일평균 12조3000억원 거래됐지만 최근 3거래일은 일평균 1조원 수준으로 10분의 1 수준까지 줄었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레버리지 ETF 거래 감소가 코스닥 시장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목이 코스닥 수급을 흡수하면서 거래대금 감소와 부진이 심화됐었다”며 “이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 감소로 코스닥도 과매도 포지션의 반전을 기대해 볼 만한 구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