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여 만에 최저…대내외 악재 걷히며 원화 강세 탄력
"조만간 1,300원대까지 내릴 가능성" 전망도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원/달러 환율은 6일 장중 1,410원대까지 내려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 유가 하락, 일본 엔화 강세, 외환시장 수급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내외 변수가 일제히 원화 강세를 지지하면서 단기적으로 환율이 1,300원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0.7원 내린 1,423.8원으로 집계됐다.
환율은 이날 1,423.0원으로 출발해 오전 9시15분께 1,424.0원까지 올랐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해 오전 11시7분께 1,414.5원으로 떨어졌고, 오후 3시께까지 1,420원을 하회했다.
이날 장중 저가는 작년 10월 2일(1,399.5원) 이후 10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국제 유가가 안정된 점이 환율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5.22달러로, 전장 대비 0.7% 하락했다.
앞서 브렌트유와 WTI 선물은 지난 3일 각각 4.7%, 5.1% 급락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한 60일짜리 임시 합의안 초안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날 이란과 오만의 협상과 관련, "제안된 항로의 지리적 좌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며 양국 간 공동 성명이 현재 검토 및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여기에 국내 외환시장 수급 상황 개선이 겹치면서 환율 하락 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이후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 물량이 늘어난 데다, 환율 하락세에 수출기업들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쏟아져 나오면서 환율 하락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일본의 외환시장 공동 개입에 따른 엔화 강세가 달러 약세 압력을 키운 영향도 지속되는 분위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56 오른 99.746이다. 이 지수는 지난 4일 100을 웃돌았으나, 전날부터 다시 100선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엔/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07% 오른 157.838엔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164엔에 육박하며 약 40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이에 미국과 일본은 1998년 이후 28년 만에 엔화 공동 매수에 나섰다. 지난 3일 양국이 이를 공식 확인하자 엔/달러 환율은 155.238엔까지 급락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외신 인터뷰에서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것", "한국 원화의 과도한 변동성을 목격해왔다"고 말하는 등 엔화 강세에 거듭 힘을 실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2.2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01원 내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4.58% 하락한 6,296.38로 거래를 마쳤다. 오전 한때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3조3천273억원어치 순매도하면서 환율 추가 하락이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안팎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8월 말∼9월 초 1,300원대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ADR 물량 효과가 이달 중순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미국과 일본이 시장 개입에 나섰기 때문에 경계심도 크다"며 "환율이 일시적으로 1,300원대 후반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달 말부터 SK하이닉스 발(發) 달러 유입 효과가 줄어들고,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경우 재차 환율 상승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연준의 긴축 성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 환율이 1,400원대 위로 다시 뛰어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