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내전이 난다면 피해 규모는?…데이터로 본 전쟁의 예측 불가성 [후암동 논문 연구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전쟁이 어디까지 확전될지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1946년 이후 국가 간 전쟁은 평균 9만3000명이 사망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는 1663만명이 숨졌다.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규모는 수백 배씩 벌어진다.

전쟁이 길어지는 해마다 사망자가 두 배로 뛸 확률이 약 10%, 열 배로 뛸 확률이 약 1%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쟁이 큰 변화 없이 이어지다가 드물게 찾아오는 사건 탓에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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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제12권 제32호에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의 에런 클로짓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의 바버라 월터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냉전 종식 이후 잠잠했던 국가 간 전쟁이 다시 늘어 2026년 현재 1980년대 후반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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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커질까?


연구팀은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연구소가 구축한 전투사망자 자료를 활용했다. 1946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분쟁의 연간 사망자를 담은 자료로 내전 299건과 국가 간 전쟁 22건이 분석 대상이 됐다. 국가 간 전쟁은 1823년부터 2003년까지를 다룬 별도 자료 95건도 함께 사용했다.

연구팀은 어느 해 사망자를 그 전해 사망자로 나눈 값을 ‘격화 계수’로 정해 1보다 크면 ‘격화’, 작으면 ‘완화’로 계산했다. 절대 규모가 아니라 변화의 비율을 본다는 점에서 규모가 다른 전쟁을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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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결과 격화와 완화가 일어날 확률은 거의 비슷했다. 전체 사례의 44%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고 나머지에서 사망자가 10배 늘 가능성과 10분의 1로 줄 가능성이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주목할 것은 내전과 국가 간 전쟁의 격화 양상이 통계적으로 구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46년 이후 국가 간 전쟁은 평균 9만3000명이 2.1년간, 내전은 평균 2만1000명이 3.5년간 사망했다. 국가 간 전쟁과 내전의 규모와 기간이 다른데도 격화가 일어나는 방식은 같았다.

기간과 규모가 따로 논다는 것은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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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정부와 오로모해방전선의 분쟁은 2008년 기준으로 25년간 이어졌지만 사망자는 650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국 내전은 1946년부터 1949년까지 4년 만에 100만명이 넘는 전투 사망자를 냈다.

연구팀은 격화가 없다고 가정한 전쟁 모형과 격화를 넣은 전쟁 모형을 만들어 실제 자료와 맞춰봤다. 격화 없이 초기 규모와 지속 기간만으로는 실제 사망자 분포를 재현하지 못했다. 격화를 넣자 별도의 조정 없이도 실제와 들어맞았다.

다만 내전은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이듬해 사망자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연간 사망자가 500명이 넘으면 내전은 작아졌고, 그보다 작으면 전쟁은 커졌다.

연구팀은 내전은 병력 충원에 한계가 있고 국내외 정치적 압력에 따른 결과로 해석했다. 국가 간 전쟁에서는 내전과 달리 사망자에 따라 전쟁이 더 커지거나 작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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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내전이 난다면


연구팀은 연구 모형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에서 2025년과 2060년에 각각 내전이 일어난다고 가정하고 사망자가 얼마나 발생할지 예측을 시도해 봤다.

초기 사망자 규모는 실제 사례에서 끌어왔다. 과거 내전들의 첫해 사망자를 그 나라 인구로 나눈 값을 모아 분포를 만든 뒤 무작위로 뽑아 쓰는 방식이다. 1984년 터키에서 시작된 쿠르드노동자당 분쟁의 경우 인구 4757만명에 첫해 사망자가 442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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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 결과, 인구가 많은 중국과 인도는 5만명 안팎, 미국과 나이지리아는 1만명 안팎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반복 계산 결과, 예측한 사망자의 범위가 1000명에서 100만명까지 벌어져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인구가 적은 나라가 인구 많은 나라보다 더 사망자가 많은 내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전쟁이 얼마나 커질지 미리 가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자료가 연 단위로 집계돼 있어 몇 달 사이에 벌어진 격화는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가 간 전쟁은 표본이 22건에 그쳐 자체 분석이 어려웠고, 전쟁이 처음 어느 규모로 시작되는지도 이번 모형으로는 설명하지 못한다고 한계를 인정했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b1705

논문 정보 : Aaron Clauset et al. ,Escalation dynamics and the severity of wars.Sci. Adv.12,eaeb1705(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