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즌 결과물을 보여드리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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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예술의전당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떴다 하면 1분컷.’ 발레계에서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흥행의 주인공 전민철이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이후 고향 같은 무대로 돌아온다. 이번엔 ‘백조의 호수’ 지그프리트 왕자다.
전민철은 오는 14일 막을 올리는 유니버설발레단(UBC)과 예술의전당의 공동기획 ‘백조의 호수’를 통해 한국 관객과 만난다. 공연을 앞두고 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그는 “마린스키에서의 첫 시즌 결과물을 이번 공연으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민철은 유니버설발레단과 인연이 깊다. 선화예술고등학교 시절부터 전민철의 재능을 알아본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학생 신분이었던 그를 과감히 실전 무대에 올린 것. 전민철은 마린스키 입단 직전 유니버설발레단의 40주년 기념작 ‘라 바야데르’와 ‘지젤’에서 전막 주역으로 무대에 서며 무용수로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그는 “학생이었던 내게 전막 주역이라는 대형 무대의 기회를 주신 것은 지금 되돌아봐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며 “만약 러시아 무대에 바로 섰더라면 전막 발레가 주는 무게감과 압박감을 견디는 게 어려웠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역시 전민철을 처음 마주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고등학교 1학년 실기 시험 때부터 눈을 뗄 수 없는 무용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연이 주는 부담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가기 전에 한국에서 주역 경험을 쌓고 가야 마린스키라는 거대한 무대에 섰을 때 편안하게 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기회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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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예술의전당 제공] |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의 지난 1년은 무용수 전민철의 춤과 일상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전민철은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변한 것은 삶 자체”라며 “연습실에 살다시피 했던 과거와 달리 일상적 여유가 생기면서 공연을 보러 가고 영감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 상징적인 도시가 품은 역사와 문화적 풍경은 그에게 끊임없이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다. 연습 스케줄이 끝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고풍스러운 거리를 거니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생각과 감정이 오갔고, 이는 춤의 변화로 이어졌다.
그곳에서 발레리노로서 깨달은 가장 큰 자산은 기본기와 테크닉은 물론, 무대 위 연기 하나하나도 허투루 다뤄선 안 된다는 점이었다. 그는 “러시아 선생님들께 가장 주의 깊게 배운 것은 연기적인 부분”이라며 “똑같은 마임 동작이라 할지라도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성격에 따라 속도와 파워를 다르게 가져가야 인물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다는 값진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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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전민철과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 [예술의전당 제공] |
그는 또 “‘연기적 개연성’과 ‘몸으로 쓰는 언어’의 본질을 배운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라고 했다. 동작의 화려함이나 정교함보다 무대 위에서 모든 인물이 각자의 감정을 끊임없이 분출하고 소통하는 생동감을 더 우선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무대에서 선보일 ‘백조의 호수’ 속 지그프리트 왕자는 전민철이 그간 얻은 연기적 성찰이 투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민철은 “지그프리트는 결심과 변화를 앞둔 나이에 억지로 밀려드는 약혼자들과의 만남에 답답함을 느끼고, 파티 한복판에서도 혼자 멜랑꼴리한 감정을 느끼는 인물”이라며 “2막 호숫가에서 백조를 처음 만났을 때도 사랑이 아닌, 기이한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그녀를 구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했다.
이번에 유니버설발레단이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는 1992년 마린스키 발레단의 전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와의 협업으로 국내에 처음 선보인 역사적인 판본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정통 클래식 문법에 유니버설발레단 특유의 비극적 결말이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전민철은 “러시아에서 백조의 호수를 보며 ‘이래서 클래식 발레인가’를 절감했던 그 감정과 여운을 한국 관객들에게 온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그프리트는 전민철은 물론,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역인 임선우·이승민·이현준 등이 출연한다. 백조와 흑조는 이유림·전여진·홍향기 등이 맡는다. 이번 작품은 티켓 오픈 4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