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자유의 역설 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지음·김보은 옮김/휴머니스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플로렌스 나이팅게일 지음·김보은 옮김, 휴머니스트)=의료용품을 주지 않는 군 지휘관에 맞서 창고를 부수고 들어간 ‘망치를 든 여인’,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군 의료 시스템을 개혁한 데이터 스토리텔러이자 왕립통계학회 최초의 여성 회원. 이는 모두 ‘백의의 천사’, ‘램프를 든 여인’으로 널리 알려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의 잘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얼굴이다.

신간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나이팅게일의 주요 저작을 통해 귀족 여성으로서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그의 다면적 면모를 조명한다. 19세기 여성에게 강요된 사회적 제약을 향한 비판 에세이 ‘카산드라’, 역사상 최초의 간호학 저서 ‘간호에 관하여’, 간호의 본질과 사명, 그리고 다음 세대에 대한 실천적 통찰을 담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간호사들에게 전하는 말’ 등 그의 삶을 관통하는 세 가지 텍스트를 함께 엮었다. 특히 그의 페미니즘 에세이인 ‘카산드라’가 번역돼 국내 소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작중 “여성들이여, 깨어나라…여성이 아기를 돌보고 예쁘게 집을 꾸미며, 훌륭한 저녁을 차리는 일 외에 다른 일을 해야 하는 때가 왔다”는 외침은 19세기로부터 도착한 예언처럼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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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역설(올랜도 패터슨 지음·김혁 옮김, 글항아리)=흔히들 ‘자유’의 개념은 근대 계몽주의 지식인들이 창안했다고 여기지만, 문화사회학자인 저자는 사실 고대 노예제에서부터 비롯됐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한다. 자유는 노예제의 일상적인 광경에 대한 부정 속에서 생겨났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자유’의 가치가 아시아·아프리카에 비해 유독 유럽 지역에서 더 중요하게 취급된 것도 고대부터 노예제가 운영됐고, 이에 따라 제도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유의 ‘3화음’을 주창하는데, 이는 개인적 자유, 시민적 자유, 주권적 자유 등을 일컫는다. 저자는 또 자유의 감수성이 여성적인 점은 대다수의 노예가 여성인 데서 생겨난 역설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특히 초기 기독교가 번성한 것은 노예제와 자유의 경험을 가장 중요한 종교적 이상, 즉 영적 자유를 표현하는 은유로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자유는 근대에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개념이 아니라 고대에 시작돼 중세 말에 개념이 완성됐고, 근대에는 단순히 긴 주석을 단 것뿐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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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하는 고고학자(샘 킨 지음·이충호 옮김, 해나무)=실험고고학은 과거의 인류가 먹고, 입고, 만든 것을 직접 재현하면서 고대인의 일상을 탐구하는 새로운 고고학 분야 중 하나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미생물학자, 화학자는 물론 셰프, 미용사, 문신 전문가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고대와 중세의 기술을 되살리려는 세계 곳곳의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실험에 직접 참여하며 고대인들의 삶을 짤막한 픽션으로 현실감 있게 풀어낸다.

뗀석기를 직접 제작해 생고기를 잘라보고, 고대 방식으로 난생처음 문신을 해보기도 한다. 또 다양한 이유로 동물의 오줌과 피, 바다 동물의 지방을 뒤집어쓰기도 한다. 저자는 실험고고학자들의 방식과 감각을 통해 사라진 시대를 오늘날의 현장으로 불러들인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9000여년 전 페루 안데스산맥의 여자 사냥꾼을 만나고, 이집트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됐던 노동자의 대화를 엿듣다가 중국 환관의 슬픔을 느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