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 과세 코앞, 채굴·스테이킹 취득가액 기준 ‘안갯속’

당국, 이르면 10월 가이드라인 공개
매입가격 산정 난항에 납세소명 부담
해외·개인간 거래 자료 확보도 과제



디지털자산 과세 시행이 5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채굴·스테이킹·탈중앙화금융(디파이) 등 복잡한 거래의 취득가액 산정 기준은 여전히 불분명하다. 과세당국이 이르면 10월 고시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세청은 국세공무원 교육을 열고 현장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제주 국세공무원교육원에서 국세공무원을 대상으로 3주간 디지털자산 교육을 진행했다. 총 3주 과정이라 첫주는 온라인, 나머지 2주는 실습을 포함한 오프라인 과정으로 운영됐다. 디지털자산 수탁·보안, 세무회계, 블록체인 분석 분야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국세청 조사국 등이 참여했다. 교육에서는 취득가액 산정 방식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접 채굴한 비트코인을 보유하다 스테이블코인으로 교환한 경우와 스테이킹 보상, 에어드롭, 디파이 수익을 언제, 얼마의 가치로 취득한 것으로 볼지가 주요 쟁점이었다.

내년부터 디지털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발생한 소득에 세금이 부과된다. 디지털자산 간 교환도 양도에 포함될 전망이어서 채굴한 비트코인을 원화로 현금화하지 않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도 교환 시점에 과세 대상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과세표준은 양도·대여 대가에서 실제 취득가액과 수수료 등 부대비용을 빼고 연 250만원을 공제해 산정하며 세율은 20%다. 내년 1월 1일 전부터 보유한 디지털자산은 실제 취득가액과 2026년 12월 31일 시가 중 큰 금액을 취득가액으로 인정한다. 코인 간 교환 소득은 기축자산 가격에 교환비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문제는 중앙화거래소(CEX) 밖에서 이뤄진 거래다. 채굴·스테이킹·에어드롭으로 받은 자산은 매입가격이 없고, 비상장 코인을 개인 간 거래하거나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여러 차례 교환하면 객관적인 시가와 취득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 유동성이 낮은 코인은 소수 거래만으로도 가격이 크게 움직인다.

소득세법 시행령은 실제 취득가액을 확인하기 어려운 디지털자산에 양도가액의 최대 50%를 필요경비로 인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를 ‘취득가액 확인이 곤란한 경우’로 볼지, 50% 한도 안에서 얼마를 인정할지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스테이킹 보상을 대여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도 해석이 필요하다.

해외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거친 거래를 파악하는 것도 과제다. 국내 거래소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해외 거래소로 보낸 시점과 수량, 다시 들어온 내역 등에 그칠 수 있다. 해외에서 늘어난 자산이 매매 수익인지, 스테이킹 보상인지, 증여받은 것인지는 거래 내역이 없으면 구분하기 어렵다.

개인 지갑 간 이동도 마찬가지다. 동일인이 보유한 지갑 사이의 단순 이전은 양도로 보기 어렵지만 블록체인에는 주소만 표시된다. 과세당국이 두 지갑의 실제 소유자가 같은지 확인하기 어려워 납세자가 자금 출처와 취득가액, 지갑 소유 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집행기관인 국세청에 앞서 재정경제부가 과세 범위와 평가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국은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내 가이드라인 형식의 고시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인 스왑 과세 방식과 과세 대상 디지털자산의 범위, 시장가격이 없는 자산의 평가 기준 등이 담겨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과세는 내년 1월 1일 시행되고 최초 신고는 2028년 5월 이뤄진다. 당국에는 첫 신고 전까지 체계를 보완할 시간이 있지만 납세자는 시행일부터 모든 거래 내역을 보관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취득원가 산정을 비롯해 해결할 사안이 많다”며 “세부 기준이 늦어지면 결국 납세자의 소명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