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메모리 업계 매출 전년 대비 290% 성장
빅테크 메모리 지출 비중 올해 30%→내년 37%
HBM 경쟁 가열로 D램 시장 점유율도 급변
SK하이닉스·마이크론 격차 1%p차로 좁혀져
CXMT까지 가세, 3강 체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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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출용 반도체를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른바 ‘메모리 피크아웃(정점론)’ 우려에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여전히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메모리 시장의 판도가 다시 출렁이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독주하던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이 삼성전자의 가세로 점차 다변화하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추격까지 겹쳐 전체 메모리 시장의 지형이 빠르게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비용을 메모리 구매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돼 삼성전자·SK하이닉스·미국 마이크론 ‘3강 과점 체제’로 굳어진 메모리 시장의 점유율 경쟁은 한층 더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사 수 “HBM 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도 긴밀 협력”=6일 시장조사업체 시그마인텔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메모리 매출은 약 9600억달러(약 13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290% 늘어난 규모다. 파운드리·팹리스 등을 포함한 전체 반도체 매출의 약 60%가 메모리에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메모리 3사가 바쁘게 제품을 찍어내고 있지만 급증하는 AI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는 메모리 쇼티지(공급부족)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휴머노이드 로봇·우주 사업을 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AI 산업의 최대 난제로 메모리 수급난을 지목했다.
그는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메모리 생산량은 매년 약 20% 증가하는 반면 수요는 매년 200%, 어쩌면 그 이상 늘어나고 있다”며 “수요가 공급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한다면 메모리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사 수 AMD CEO도 같은 날 콘퍼런스 콜에서 “GPU(그래픽처리장치)용 HBM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범용 메모리까지 모든 영역에서 메모리 기업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선제적인 물량 확보 노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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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빅3 진입, ‘어떻게’ 아닌 ‘언제’의 문제”=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JP모건에 따르면 글로벌 D램 수요 증가율은 올해 32.5%에서 내년 34.4%로 더 커질 전망이다. 반면, 공급 증가율은 같은 기간 21.7~22.9%에 그쳐 극심한 수급난이 예상된다.
D램에 가려졌던 낸드도 최근 AI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로 급부상하면서 공급부족 국면에 진입했다. 내년 공급 증가율은 21.2%이지만 수요 증가율은 이를 웃도는 29.4%로 전망된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은 D램, 낸드 모두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딜로이트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6년 데이터센터 투자액의 30%를 메모리 구매에 쓸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는 그 비중이 36%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메모리 수요 폭증은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9%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SK하이닉스(26%)와 마이크론(25%)의 격차는 1% 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4위인 CXMT는 범용 D램에 대한 견조한 내수 수요와 생산 능력 확장에 힘입어 전년 대비 716%라는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메모리 업계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는 그간 부진했던 HBM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진입하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달 30일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선 하반기 HBM 시장 점유율이 전체 D램 시장 점유율과 동등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마이크론 역시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HBM 시장 점유율에 대해 “우리 회사의 D램 점유율에 가까운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답했다.
양사의 공언대로 HBM 점유율을 D램 수준으로 끌어올릴 경우 SK하이닉스가 58%를 점유하며 1위를 지키고 있는 HBM 시장 판도는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기업공개(IPO)를 마무리한 CXMT가 증설에 나서고 최신 저전력 D램 LPDDR6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져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4일 “CXMT가 PC를 시작으로 글로벌 티어1 고객사들의 내수·해외 수요를 충족할 만큼 생산 능력과 역량을 확장할 수 있다면 1년 뒤 CXMT의 시장 점유율은 지금과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어떻게’가 아니라 ‘언제’ CXMT가 메모리 ‘빅3’ 클럽에 진입할 수 있을지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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