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고기값 떨어지나 했는데…폭염이 덮쳤다 [유통가 폭염경보]

닭값, 통상 하반기 하락…8월 계란 생산량도↑
폭염이 변수, 가축 폐사 우려에 정부 대응 나서
“무더위에 보양식 수요 9월까지 계속 될수도”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올해 내내 치솟았던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폭염이란 변곡점을 맞았다. 기록적인 무더위로 가축 폐사 피해가 발생하면서 하반기 가격 하락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산 계란(XL·특란) 30구 평균 소비자가격은 7423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올랐다. 국산 육계(1㎏) 평균 소비자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6% 오른 6195원이다. 지난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양계 농가가 타격을 입으면서 상반기 내내 높은 가격대가 형성됐다. 한때 계란과 육계 가격은 각각 7700원대, 6700원대까지 올랐으나 하반기 들어 소폭 하락한 모습이다.

7월 초복 이후 육계 수요가 줄어드는 만큼 업계는 하반기 닭고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외국산 육용종란 수입 등 상반기 정부의 가격 안정 대책도 효과를 내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일평균 육계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4% 내외 증가한 285만~290만마리로 예상된다. 8월 육계 생계유통가격도 전년 대비 줄어든 kg당 1800원선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계란도 6개월이 넘은 산란계 사육 마릿수가 늘면서 가격이 7월 대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일평균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약 1% 늘어난 4931만개로 예측됐다. 이는 평년(4691만개)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8월부터는 수요가 점차 줄면서 육계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 왔다”고 말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도 “산란계 병아리 육성이 늘면서 계란 공급이 회복되고 있다”며 “8월 초부터는 방학 시즌으로 학교 급식에 사용되는 물량이 시중으로 풀리면서 시세가 안정화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변수는 전례 없는 폭염이다. 닭은 체온이 41도로 높은 데다 땀샘이 없어 더위에 더 취약한 동물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가축 폐사 우려가 커지자, 긴급 살수·급수를 지원하는 등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3일 기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는 전년의 31% 수준인 약 49만3497마리다. 이중 45만9738마리는 닭·오리 등 가금류에서 발생했다.

업계도 폭염의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수의 양계농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농가가 계열화를 마치면서 온도 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시원한 물을 공급하고 환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보양식 수요가 8월 말복을 넘어 9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닭고기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했다.

5일 오후 충청북도 천안시의 한 양계농장에서 농장주가 닭을 살펴보고 있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장기화되며 닭과 돼지가 폐사하는 등 축산농가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축산물 소비자 물가 지수는 올해 내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에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겹칠 경우, 추가 물가 상승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이날 양계농장주는 폭염 피해와 관련해 “보통 80~90일 정도 사육해 출하 하는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폭염이 지속되며 닭들이 모이를 잘 못먹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으며, 출하하는 닭들의 평균 무게가 100g 정도가 모자란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임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