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상어의 비밀 풀까…‘늙지 않는 바다’서 역노화 찾는다

KIOST, 해양생물 기반 역노화 소재 개발 착수…메트포르민 대체 후보 발굴
연어 유래 후보물질, 세포실험서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
상어[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400년을 사는 그린란드상어와 4000년을 사는 흑산호, 이론적으로 늙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해파리. 바다 생물의 장수 비밀을 활용해 인간의 노화를 되돌리는 ‘역노화’ 기술 개발이 본격화된다.

해파리[게티이미지뱅크]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해양생물의 노화 저항성을 활용한 역노화 해양소재 개발 연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생물 유래 바이오소재 기반 노화 극복 기술개발 사업’ 지원으로 추진된다.

역노화는 노화를 늦추는 항노화와 달리 이미 노화된 세포를 다시 젊고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 기술이다. 단순히 노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노화 자체를 되돌린다는 점에서 차세대 바이오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는 항노화 물질인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을 대체할 해양생물 유래 후보물질 발굴에 나선다. 메트포르민은 항노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반인의 장기 복용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고 체내에서 대부분 배출돼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한계도 제기돼 왔다.

KIOST는 DNA 복구 능력이 뛰어나고 재생력이 우수한 해양생물에서 기능성 소재를 발굴해 메트포르민을 대체할 후보물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예비 연구에서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연어 유래 후보 소재는 세포 실험에서 메트포르민보다 최대 56% 높은 노화 개선 효과를 보였다. 노화 조직 실험에서는 주름 개선 효과가 3.8배, 피부 탄력은 3.6배, 피부 치밀도는 2.9배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는 세포와 조직 수준에서 확인된 것으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과 안전성 검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해양생물 기반 역노화 소재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후보물질의 효능을 빠르게 판별하는 진단 센서와 ‘역노화 지수(Index)’도 개발할 계획이다. 확보한 소재는 기능성 화장품과 창상피복재,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 개발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2031년까지 총 195억원이 투입된다.

박건후 KIOST 제주바이오연구센터 박사는 “40억년이 넘는 시간을 품은 바다는 생물들이 노화에 적응해 온 거대한 실험실”이라며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앞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차례로 검증해 국민 건강수명을 늘리고 해양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