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데 아프다” 폭염에 하루종일 신는 ‘쪼리’…발 건강 망치는 이유

플립플롭인 이른바 ‘쪼리형’ 슬리퍼. [123rf]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전 세계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간편하게 신을 수 있는 플립플롭인 이른바 ‘쪼리형’ 슬리퍼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플립플롭은 발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플립플롭 자체가 나쁘다기보다는 발을 단단히 잡아주는 신발을 신던 사람이 갑자기 플립플롭을 장시간 착용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발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샌들을 선택하라고 권고했다.

얇은 밑창, 발에 부담 가중…“소재·강도 세심하게 확인해야”


플립플롭을 신은 모델들. [게티이미지]


물론 플립플롭을 신는 것이 건강에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을 신다가 갑자기 플립플롭을 오래 착용할 경우 신발의 지지력이 급격히 줄면서 평소보다 발에 더 많은 부담이 가해지고 부상 위험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 왕립족부의학협회의 수석 임상 자문위원인 족부 전문의 헬렌 브랜스웨이트 박사는 “시간이 흐르면 발의 형태가 변하기 시작하고 옆으로 조금씩 퍼지는 경향이 있다”며 “늘 코르셋을 착용하다가 갑자기 벗으면 안에 있던 것들이 밖으로 늘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신발 밑창은 발의 움직임뿐 아니라 걷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발 건강이 걱정된다면 얇고 평평한 제품보다는 밑창이 튼튼하고 발의 곡선에 맞춰 설계된 플립플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플립플롭인 이른바 ‘쪼리형’ 슬리퍼. [123rf]


브랜스웨이트 박사는 “여름철 신발을 고를 때 밑창의 소재와 강도를 세심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발이 새로운 신발에 적응할 수 있도록 착용 시간을 서서히 늘려야 한다”며 “신발을 산 직후 약 8㎞에 이르는 장거리 걷기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발 크기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발의 크기와 형태는 나이가 들면서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맞았던 신발 사이즈가 평생 유지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플립플롭이 반으로 접힐 정도로 쉽게 구부러진다면 주의해야 한다. 평소 신던 신발이 분산해 주던 하중을 발 근육과 관절이 직접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 피부 관리도 중요하다. 플립플롭처럼 발이 외부에 노출되는 신발을 오래 신으면 피부가 빠르게 건조해질 수 있어서다. 이를 방치하면 뒤꿈치가 딱딱해지고 발톱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요소(urea) 성분이 함유된 보습제를 매일 충분히 바르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플립플롭 대안’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샌들은?


키튼힐 플립플롭(Kitten Heel Flip-Flops). [SNS]


패션 전문가 앤절라 바이두는 “키튼힐 플립플롭(Kitten Heel Flip-Flops)은 굽이 높지 않고 발을 넣고 빼기도 편하다”면서도 “발의 아치와 관절을 지지한다는 측면에서 플립플롭이 가장 좋은 신발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키튼힐 플립플롭은 캐주얼한 쪼리에 3~5cm 정도의 낮고 가는 굽(키튼힐)을 더한 신발이다.

바이두는 영국의 신발 브랜드 핏플랍(FitFlop)처럼 발바닥 형태를 고려한 제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발 건강을 고려해서 얇고 평평한 제품보다는 밑창이 튼튼하고 발의 곡선에 맞춰 설계된 플립플롭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매장 진열대에 놓인 파란색, 검은색, 주황색, 분홍색, 빨간색 등 다양한 색상의 크록스 신발. [123rf]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목재 클로그(clog) 제품. [SNS]


슬라이드형 샌들 대신 크록스를 신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된다. 바이두는 “크록스가 착용감이 편안하고 발을 고려해 설계됐다”며 “버켄스탁과 같은 풋베드 샌들(footbed sandals)도 비슷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풋베드 샌들은 발바닥의 곡선에 맞춰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바닥 면을 적용해, 장시간 착용해도 피로감이 적고 편안한 지지력을 제공하는 신발이다.

목재 클로그(clog)도 다시 유행하고 있다. 클로그는 의사와 요리사처럼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 즐겨 신는 신발로 알려져 있다.

웨지힐 샌들(wedge heel sandals). [123rf]


웨지힐 샌들(wedge heel sandals)도 여름철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 샌들은 밑창과 굽이 하나로 연결되어 쐐기 모양을 이루는 통굽 형태로 제작됐다. 신발 앞부분부터 뒤꿈치까지 밑창이 연결돼 있어 발 전체를 지지하는 이점이 있다.

피셔맨 샌들(fisherman sandals). [게티이미지]


가죽 스트랩이 격자 모양으로 촘촘히 엮여 발등과 발가락을 보호하면서 통풍이 잘 되는 여름용 신발 피셔맨 샌들(fisherman sandals)도 플립플롭의 대안으로 꼽힌다. 플립플롭보다 격식을 갖춘 인상을 주는 것은 물론, 남성은 로퍼 대신 활용할 수 있고 여성도 다양한 옷차림에 맞춰 신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