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윤호중·정성호 사이 엄청 나빠진 모양…형소법 협의 잘하길”

“합수본 어떻게 처리할지 미리 보고해 달라”
합수본 운영 놓고 행안부·법무부 이견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부처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5일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관련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이견을 보이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언급하고 “두 분 사이가 엄청 나빠진 모양”이라며 협의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행안부·법무부 등 업무보고에서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와 향후 검경 합동수사본부에서 검사의 권한 등에 관해 물었다.

이어 “현재 상태로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좀 그렇다. 수십년간 했던 제도를 통째로 바꾸는 거여서 모든 문제를 제거하고 새로운 시스템으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마찰이 있고 적응하고 맞춰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노력이 필요하겠다”면서 “어쨌든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끌어내고 대비 방안을 최선을 다해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검찰은 공식적으로 수사를 안 하게 됐으니 불송치 송부사건들을 무신경하게 보지 말고 잘 보는 것도 검찰의 피해자 보호를 위한 주요 활동이겠다. 필요하면 재수사를 명할 수 있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행안부와 법무부 두 분이 원래 친하시잖나. 안 친하신가”라고 물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안부·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이에 윤 장관이 “안 친했던 적이 없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님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두분 사이가 엄청 나빠진 모양인데, 하여튼 협의 잘하시라”고 말했다.

이어 “실무단위에서도 가능한 모든 경우를 대비할 수 있게 (해 달라)”라며 “그리고 제도라는 게 한 번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고, 마저 방법을 또 찾아보시라. 합수본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미리 보고해 달라.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지시했다.

앞서 윤 장관과 정 장관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이후 합수본 운영에 대한 이견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장관은 “검찰과 관계가 우선 설정이 돼 있진 않지만, 합동수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온갖 검경합수부가 해체돼야 하는 건 아니군요”라고 말했다.

이에 윤 장관은 “할 수 있다. 다만 협력 수사하는 검사는 직접 수사하는 건 아니겠다”라고 답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행안부·경찰청·법무부·검찰청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그러자 정 장관은 “합수본 수사 근거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금지되지 않았으면 (수사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묻자 정 장관은 “그렇지 않다. 증거 능력 문제가 있기 때문에, 수사를 못 하게 돼 있기 때문에 한계가 불명확한 것이고, 수사준칙에서라든지 명확히 유지되지 않아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재차 “(법령에) 협력수사 근거조항을 만들어놨다는 것인가. 행안부 주장은 그런데 법무부 주장은 부실하다는 것인가. 대검은 (의견이) 어떤가”라고 물었다.

이에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도 “지금 법 통과 이후에 저희도 종전과 같은 방식으로 과연 합수본이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은 솔직히 약간 의문인 점이 있다”면서 “이번에 입법 과정에서도 일부 개정안에는 이제 합동 대응 기구라는 형태로 하는 대응 기구 합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구 관련 규정이 일부 의원들 개정안에 포함이 되어 있었는데 그게 실제로 입법화되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또 “그 부분이 국가 범죄 대응 역량이 약화되지 않도록 협력이 필요한데, 이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정이 가능한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 참석해 있다. [연합]


이 대통령은 거듭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의하면 검사는 수사하면 안 된다고 돼 있나. 하지 말라 이렇게 돼 있나”라고 물었고, 이에 정 장관은 “없다. 일체의 수사의 법적 근거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또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검사가 수사 권한을 완전히 행사하지 않는 것으로 설계가 되어 있고, 특징도 분명하게 규정을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입하는 경우에는 수사 절차상 수사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지금과 같은 합수본의 체계는 상당히 법적 논란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일단 이 법이 시행될 때까지는 괜찮겠다”면서 “그때까지 (수사)한 것은 유효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장관은 “앞으로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라기보다는 아마 공중경 합동 수사본부가 만들어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직접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것뿐이지 수사에 관해서 의견을 낸다”면서 사실상 협력 관계가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