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버팀목’ 하이브리드車 내년부터 100만원↑…中 공세 방어 ‘비상등’ [여車저車]

상반기 국산 하이브리드 20만329대 판매
친환경 전환 교두보 역할·韓 브랜드 견인
올해 전기차 판매 3대 중 1대 ‘중국산’
中 전기차 침공에 韓 흔들…IRA 혜택도 제외


더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2열 시트 하부 구조. 현대차는 고전압 배터리와 시트 간섭을 줄이기 위해 시트 장착 위치와 배터리 프레임 구조를 조정해 2열 리클라이닝·통풍 시트를 구현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내년부터 소비자가 체감하는 하이브리드차 가격이 100만원 비싸진다. 정부가 하이브리드차를 구매 시 대당 최대 70만원까지 개별소비세를 감면해줬던 제도를 올해 말로 종료하면서 이에 연동된 교육세, 부가가치세 감면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중국산 전기차 공세가 연일 거세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하이브리드차 구매 혜택 감소로 국산차의 지위가 더욱 흔들릴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산 ‘하이브리드’·수입 ‘전기차’ 이원화



5일 카이즈유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승용차 기준 국산 하이브리드차 판매는 20만329대로 3년간 4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2023년 상반기 47만5206대에서 올해 28만5550대로 크게 감소했다. 전기차는 3년 새 2배 넘게 증가했지만, 판매 대수는 9만2642대로 아직 하이브리드차의 절반 수준이다.

국산차 브랜드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모델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내놓으면서 실적 방어에 집중해 왔다. 현대자동차는 대표 플래그십 세단인 그랜저를 비롯해 8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기아도 7종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출시한 필랑트를 하이브리드 단일 파워트레인으로 출시했다.

실제 하이브리드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올해 7월까지 현대차·기아가 국내 판매한 하이브리드차는 21만9444대로, 전체 판매의 30%를 차지한다. 르노코리아 역시 7월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전체 판매량의 71.5%인 1219대 팔렸다.

반면, 수입 승용차에서는 중국산 전기차가 판매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연기관차 판매는 8만2453대로 20% 줄어든 가운데, 하이브리드는 18만21대로 13.4% 증가했다. 수입 전기차는 8만3928대를 기록해며 6배 넘게 증가했다.

친환경차의 인기로 파워트레인 재편이 급격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국산차는 ‘하이브리드’, 수입차는 ‘전기차’로 이원화된 구조를 보인 것이다. 특히, 한국 브랜드의 신차 출시가 주춤한 가운데 수입차 시장에선 테슬라와 BYD 등이 중국 생산 모델을 국내에 적극 수입하면서 빠르게 판매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 플래그십 세단 ‘더 뉴 그랜저’ [현대차 제공]


“IRA 전기차 포함…하이브리드 개소세 감면 혜택 유지해야”


업계에서는 정부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줄이면서 중국산 전기차 침공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소세 감면 70만원에 더해 이에 연동되는 교육세, 부가가치세 혜택을 포함하면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100만원 인상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기차와 수소차에 대해선 개소세 감면 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고 재정지원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국내생산세액공제 지원 대상에 전기차가 포함되지 않은 점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생산세액공제는 첨단산업 분야의 국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국내 생산·판매량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그간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 전기차를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실제로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3대 중 1대는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등록된 중국산 전기차는 6만9513대로, 전체 전기차 신규 등록 중 35%를 차지한다.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만든 테슬라 모델Y·모델3 물량과 BYD의 보금형 모델, 폴스타의 프리미엄 모델 등이 가세한 결과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IRA에 전기차를 포함시키는 한편,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한 친환경차에 대한 개소세 감면 혜택을 유지해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정대진 KAMA 정대진 회장은 “글로벌 시장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도 중국산 전기차의 파상공세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제조 기반과 공급망 경쟁력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국내 생산 인프라 및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국내생산촉진세제에 전기차를 포함하고, 미래차 전환동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에 대한 세제 혜택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