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입체적이고 단호한 정책 대안 마련돼야


최근 한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변동성 확대의 본질적인 요인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산업 사이클에 대한 높은 민감도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로의 자금 쏠림에 있다.

특히, 최근 자본시장에 정착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장 마감 시점의 미시적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들에게 효율적인 위험 관리 및 정교한 방향성 투자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금융상품이다. 다만, 일일 목표 배수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장 마감 직전(Market-On-Close, MOC)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일일 리밸런싱(Rebalancing)’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주식을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매도하는 추세 추종적(Pro-cyclical) 매매가 기계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정방향 뿐만 아니라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2배 상품 역시 구조적으로 가격 변동 방향과 동일한 매매 압력을 형성하므로, 시장의 매수·매도세가 상쇄되지 않고 장 마감 호가창에 한 방향으로 누적된다.

이런 메커니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200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자본시장의 특수 환경과 맞물려 더 크게 부각된다. 여기에 높은 개인 투자자 비중과 특정 종목으로의 자금 집중이 더해지면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물량이 특정 대형주 호가창으로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됐다.

또, 주가 조정기에 개인 투자자의 저점 매수 수요로 ETF 시장가격에 순자산가치(NAV) 대비 프리미엄이 형성되면서, 지정참가회사(AP/증권사)가 차익거래를 위해 신규 설정을 늘리는 과정에서 레버리지펀드의 상장주식수와 자산규모(AUM)가 지속해서 증가한다.

펀드의 규모가 대형주 유동성 대비 커질수록 장 마감 시점의 호가창이 받아내야 할 기계적 매매 부담도 늘어난다. 시장 호가 깊이가 얇아지거나 장중 주가 등락이 클 때 수천억원 규모의 재균형 주문이 몰릴 경우, 펀더멘탈 요인을 넘어선 종가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개별 대형주의 변동성은 코스피200 지수 전체로 파급돼 시장 전반의 가격 연속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기본예탁금 상향이나 괴리율 관리 가이드라인을 통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상당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자금이 10조원 이상의 규모로 비대해진 현시점에서는 시장 전체의 ‘안정성’과 ‘가격 발견 기능’을 확보하기 위해 레버리지 ETF의 규모 관리라는 본질적인 과제에 정책 역량을 더욱 집중해야 한다.

단순히 신규 유입만 막는 수동적 접근이나 신규 설정의 강제 봉쇄는 유동성 위축과 괴리율 폭등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보다 입체적이고 단호한 정책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

첫째, 발행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고 유동성 충격 비용을 내재화하기 위해 지정참가회사(AP)의 설정 절차 및 수수료 구조를 정밀하게 재정비해, 펀드 규모가 시장 수용 능력 내에서 자연스럽게 조율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둘째, 단순 명목 시총이 아닌 ‘장 마감 실질 거래대금’을 반영한 동태적 AUM 총량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초고배수 레버리지 상품의 무분별한 확대를 엄격히 제어해야 한다. 셋째, 레버리지 상품의 ‘음의 복리 효과(Volatility Drag)’에 대한 리스크 안내를 대폭 강화하고, 기존 투자자의 보유 물량을 자진 감축할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투자 기회를 넓히는 금융공학의 성과로 보일 수 있지만, 내재된 미시구조적 위험을 방치할 경우 자본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흔드는 뇌관이 될 수 있다.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확고히 지켜내기 위해, 금융당국과 운용업계가 레버리지 ETF의 규모 적정화와 미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적 결단을 머뭇거리지 않고 추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