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 급등도 못 믿어’ 빚부터 갚는 개미들…한달새 빚투 8조원 급감 [투자360]

상반기 개인 코스피 순매수 99조원→7월 5조원 급감
‘3000만원 규제’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 12조→1조원대 급감
증권가 “레버리지 청산, 상당 부분 해소”


[chat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코스피가 하루 만에 17.9% 급등한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에도 투자자들은 빚을 내기보다 신용거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빚투’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날 하루에만 3조2181억원 감소했고, 한 달 동안에는 8조4043억원(22.5%) 줄었다. 7월 롤러코스터 장세를 거치며 공격적 투자보다 빚투와 레버리지 등 고위험 투자를 축소하는 움직임이 확산됐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9350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1일(37조3393억원)보다 8조4043억원 감소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303.41에서 6595.45로 20.6% 하락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약 100조원을 순매수 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개인들도 매수 속도를 크게 늦췄다. 지난달 개인 순매수 규모는 약 5조4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투자자예탁금도 104조원대로 줄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증시 대기자금도 둔화했다.

실제 강제 청산도 늘었다. 지난달 위탁매매 반대매매 금액은 누적 87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30일 1038억원, 31일 1220억원으로 월말 이틀 연속 1000억원을 웃돌며 지난달 9일(1422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30일 8.6%, 31일 7.1%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주가가 급락한 시총 상위주 중심으로 신용거래융자도 빠르게 줄었다. 시장을 주도했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대형주를 중심으로 빚을 내 투자하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약화한 것이다. 지난달 삼성전자 주가가 20%, SK하이닉스도 주가가 35% 안팎 하락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각각 약 19%, 11%씩 감소했다. 주가 하락폭이 40%대 안팎인 삼성전기(-47.7%)와 SK스퀘어(-38.8%) 역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각각 14.9%, 35.7%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기본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상향한 이후 관련 ETF 거래대금은 2거래일 연속 급감했다. 지난달 30일 12조4000억원에 달했던 거래대금은 시행 첫날인 31일 3조원대로 줄어든 데 이어, 3일에는 1조2000억원대로 다시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들도 주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순매도로 돌아서며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에서 한발 물러섰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을 시장에 쌓였던 레버리지가 상당 부분 해소되는 과정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시가총액은 상장 직후 수준까지 감소했다”며 “지난달 기준 삼성전자의 MSCI 신흥국(EM) 지수 편입 비중은 글로벌 경쟁사인 TSMC보다 9%포인트 낮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과도한 비중 축소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에 대한 극단적인 매도 압력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 역시 전날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며 “최근 급락은 주로 기술적 요인에 따른 것이었고, 레버리지 ETF와 헤지펀드, 개인 신용거래 청산은 이미 중반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이어 “쏠림과 레버리지가 급격히 해소된 이후 코스피는 목표치인 9000선까지 36%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